16년 만에 일궈낸 16강 진출에 호주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호주는 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최종전서 덴마크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호주는 2승 1패(승점 6)로 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랐다. 이는 지난 2008 독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조별리그 통과다. 동시에 이번 대회 아시아 국가 중 최초의 16강 진출이기도 하다.
특히 호주는 1차전에서 프랑스에 무려 4골을 내주며 역전패했기에 더욱더 놀라운 결과다. 호주는 프랑스에 패한 이후로 튀니지와 덴마크를 연달아 1-0으로 격파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호주가 월드컵에서 2연승을 기록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극적인 16강 진출에 호주 팬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급기야 공휴일까지 요구하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승리 후 '우리에게 공휴일을 달라'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흔들어 화제가 됐다. 호주 축구대표팀 '사커루스'도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승리 축하 게시글을 공유하며 '공휴일?'이라는 글을 남겼다.
소셜 미디어상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팬은 "앨버니지 총리가 월요일에 공휴일을 줄 수 있는가?"라고 총리에게 직접 호소했고, 다른 팬도 "확실히 온 국가가 공휴일을 맞을 자격이 있다. 우리는 다음날 일할 걱정 없이 '사커루스(호주 대표팀 애칭)'를 응원하고 싶다"라고 요구했다.
호주 '뉴스닷컴'에 따르면 고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도 축제를 벌였다. 수천 명의 팬들이 멜버른 페더레이션 광장에 몰려들었고,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광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팬들은 밤새 조명탄을 터트리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실제로 호주 정치계에서도 공휴일 지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닷컴과 '스카이 스포츠 호주'는 "마크 드레이퍼스 법무부 장관은 총리에게 팬들의 공휴일 요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16강 맞대결은 호주 시각으로 일요일(4일) 오전 6시에 열린다. 당연히 다음날 월요일 출근에는 큰 지장이 없다. 따라서 앨버니지 총리가 팬들의 염원을 들어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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