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부활 조짐.. 벤투호, '자이언트 킬링'에만 집중하면 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11.30 23: 46

한국 축구대표팀이 또 한 번 '자이언트 킬링'을 노리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비롯된 이 유래는 약체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국은 오는 12월 3일(한국시간) 0시 카타르 알 라이얀에 있는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무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사실상 자력 16강행이 좌절된 상태.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겨야 그나마 희망이 생긴다.
마치 2018년 러시아 대회 때가 연상되는 상황이다. 신태용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던 당시 대표팀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패하며 사실상 탈락에 몰렸다. 멕시코가 2승(승점 6), 독일과 스웨덴(이상 승점 3)이 1승 1패를 기록 중인 상황.

하지만 기사회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있었다. 최종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면 되는 시나리오였다. 당시 현지 분위기는 멕시코가 스웨덴을 충분히 이기겠지만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이길 것이라는 전망은 전무했다. 게다가 한국이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정규시간까지 독일과 0-0으로 팽팽하던 대표팀은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의 선제골 후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결국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무너뜨렸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자이언트 킬링'이었다. 
그렇지만 '카잔의 기적'도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지 못했다. 같은 시각 열린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 0-3으로 맥 없이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힘겹게 강가에 도착했지만 결국 배에 올라탄 팀은 스웨덴과 멕시코였다. 저력을 보여준 한국이었지만 더 이상 대회에 남을 수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일단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두 경기 만에 16강을 확정할 정도로 강력한 포르투갈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부담스런 존재까지 가지고 있다. 
필요충분 조건은 우루과이도 반드시 가나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런 점은 우루과이가 포르투갈과 경기 후반에 제 경기력을 찾으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우루과이는 후반 9분 선제골을 내준 뒤 거세게 포르투갈을 밀어붙였다. 비록 득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중심이 된 중원이 경기를 풀어가면서 공격 라인을 끌어올린 것이 성공적이었다. 특히 벤탄쿠르는 전반 후반 단독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한껏 분위기가 살아난 모습이었다. 
여기에 데 아라스카에타와 펠리스타리, 막시 고메스, 루이스 수아레스가 투입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28분 막시 고메스의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췄고 32분 프리킥 찬스 때는 수아레스의 슈팅이 위협적이었다. 전반 26%였던 점유율을 39%까지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우루과이는 가나를 이길 경우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포르투갈에 질 경우 우루과이가 가나를 밀어내고 2위가 될 수 있어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가나 역시 만만치 않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분명 우루과이가 앞서고 있다.
물론 우루과이가 너무 잘해도 안된다. 한국이 1-0으로 포르투갈을 잡아도 우루과이가 3-0으로 가나를 꺾으면 오히려 골득실차에 의해 우루과이가 16강에 오르기 때문이다. 여하튼 한국은 포르투갈을 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뒤 운명은 우루과이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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