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이강인(21, 마요르카)을 포르투갈전 선발로 써야 할까? 스페인 기자를 직접 만나서 의견을 물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월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한다.
2승을 거둔 포르투갈은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1무1패의 한국은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겨야 16강 진출 희망이 있다. 포르투갈 역시 16강에서 브라질을 피하기 위해 한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이강인은 가나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후반 12분 권창훈 대신 교체로 들어간 이강인은 투입 후 1분 만에 변화를 만들었다. 이강인이 공을 가로채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헤더로 만회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조규성은 3분 뒤에 헤더 추가골까지 터트려 한국선수 역사상 월드컵 첫 멀티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강인 투입으로 답답했던 한국공격이 뻥 뚫렸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강인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약한 체력이나 느린 스피드 문제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벤투가 포르투갈전에서 이강인을 선발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월드컵 미디어센터에서 스페인의 유력 스포츠지 AS(아스)의 유고 팔로마 기자를 만나 의견을 물었다. 그는 “이강인은 라리가에서도 손꼽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 나이에 이강인처럼 슈퍼테크닉을 가진 선수는 스페인에서도 많지 않다. 한국은 왜 이강인을 선발로 쓰지 않나? 이강인대신 뛰는 선수가 더 강해보이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그간 이강인이 수비가담 부족, 체력문제, 느린 스피드 등을 지적받았다고 설명했다. 팔로마 기자는 “동의하기 어렵다. 이강인은 세계최고 라리가에서도 매주 주전으로 풀타임을 뛰는 선수다. 체력과 스피드가 없다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무대”라고 반박했다. 이강인에 대한 저평가는 곧 라리가에 대한 과소평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인정받고 있었다.
벤투 감독 역시 29일 기자회견서 “이강인은 긴 시간을 관찰한 선수다. 발렌시아서 출전횟수가 많지 않아도 대표팀에 뽑았다. 선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수가 계속해서 발전이 있었다. 우리 플레이스타일에 녹아들었다”며 이강인의 실력을 인정했다.
벤투의 생각이 그렇다면 이강인에게 선발기회를 줘야 한다. 다만 벤투는 이강인 등 새로운 선수의 포르투갈전 깜짝선발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겠다. 우리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감추겠다. 아직 결정을 할 시간이 있다. 최종결정은 마지막 순간에 하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