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한 장면이 나왔다. '캡틴' 손흥민(30, 토트넘)이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구자철(34, 제주 유나이티드)의 품에 말없이 안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조규성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분전했지만 한국은 한 골 차 패배를 당했다.
전반 초반은 한국이 흐름을 꽉 잡았다. 경기 시작부터 가나를 몰아세웠다. 전반 17분 만에 6번째 코너킥을 찰 정도였다.
그러나 선제골은 가나 쪽에서 나왔다. 전반 24분 세트피스에서 모하메드 살리수에게 골을 내줬다. 설사가상 전반 33분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추가골까지 얻어맞았다. 한국은 전반을 0-2로 끌려간 채 마쳤다.
한국은 후반전 때 이강인과 나상호를 투입하며 흐름을 바꿨다.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3분 조규성이 이강인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고, 불과 3분 뒤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추가골이 터졌다. 스코어는 2-2.
그러나 승리는 한국의 것이 아니었다. 후반 22분 쿠두스에게 한 골을 더 실점하며 경기는 가나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 누구보다 경기를 뛴 선수들이 가장 아쉬울 터.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고개를 떨구며 울기도 했다.
과거 손흥민과 2번이나 월드컵에 출전했던 구자철 KBS 해설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손흥민과 가나전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구자철 품에 한동안 안겨 있었다. 구자철은 그런 손흥민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두 사람은 ‘주장’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구자철은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당시 주장을 맡았고, 손흥민은 이번 대회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손흥민을 포함해 여러 선수와 믹스트존에서 만난 구자철은 황인범의 눈물을 봤다.
황인범은 "할 수 있을 것 같았은데 진짜...”라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구자철 앞에서 속상함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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