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6, 나폴리)의 부상투혼은 동료 권경원(30, 감바 오사카)이 보기에도 눈물겨웠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세 조규성의 멀티골이 터졌지만 가나에게 2-3으로 패했다. 1무1패를 기록한 한국은 포르투갈과 3차전서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 희망이 있다.
가나전 관건은 수비의 핵 김민재의 출전여부였다. 우루과이전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친 김민재는 최종훈련에도 참여를 못해 결장이 유력했다. 벤투 감독이 “경기 당일 아침까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민재는 가나전 선발명단에 깜짝 포함됐다. 김민재가 결장할 경우 대체투입이 유력했던 권경원 역시 마음을 졸이며 상황을 살폈다. 김민재는 추가시간까지 92분을 소화한 뒤 권경원과 교대했다. 김민재가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포르투갈전에서 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날 김민재는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분류돼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빠졌다. 권경원을 만나 김민재의 상황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권경원은 “경기 전날도 (출전여부에 대해) 못 들었다. (김)민재가 (최종훈련) 참여를 못하니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기 전까지도 (누가 뛸지) 몰랐다. 혹시나 민재가 불편함을 느껴서 다음 경기 지장있다면 바로 말해서 선발명단을 바꾸려고 코칭스태프가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몸을 풀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결국 일이 터졌다. 추가시간에 김민재가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했고, 대신 권경원이 그라운드에 나갔다. 권경원은 짧은 시간이지만 9분 정도 그라운드를 밟아 생애 첫 월드컵을 경험했다. 그는 “민재가 잘 버텨줬다. (경기 중에도 김민재가) 언제든지 통증을 느끼면 제가 준비를 하라는 감독 지시가 있었다. (첫 월드컵이라) 많이 떨리고 그럴줄 알았는데 그냥 골을 넣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9분이 너무 빨리 갔다. 너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재가 결장할 경우 벤투가 스리백을 쓸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권경원은 “김민재가 훈련참여를 못하니까 (스리백) 전술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벤투는 포르투갈전에서도 일단 포백을 기본으로 간다. 김민재의 출전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권경원은 “민재를 대체할 선수는 우리팀에 없다. 민재가 잘 낫길 바란다. (만약 내가 포르투갈전에) 나간다면 우리가 두 경기 다 팀으로 뭉쳐서 하고 있다. 이렇게 한다면 어느 팀이 와도 무서운 마음은 없다.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알 라이얀(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