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간절했던 ‘승리’는 없었지만 ‘K리그1 자원’ 조규성(25, 전북현대)의 실력과 정신력이 인정받고 있다. 상대팀 가나도 이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조규성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분전했지만 한국은 한 골 차 패배를 당했다.
1무 1패의 한국은 내달 3일 ‘강호’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반드시 크게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우루과이와 가나전 결과도 함께 살펴야 한다. 냉정히 한국의 16강행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서 조규성은 ‘선발’ 황의조(31, 올림피아코스)와 교체돼 후반 23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번 가나전에선 선발 자원으로 낙점됐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경기를 뛴 조규성은 ‘골잡이’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골 상황은 이러했다. 한국이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3분, 이강인은 가나 문전으로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그대로 머리로 받아 만회골을 뽑았다. 한국의 이번 월드컵 첫 유효슈팅이 그대로 골이 됐다.
조규성은 멈추지 않았다. 3분 뒤 김진수가 올린 공을 다시 한번 높은 점프 후에 헤더로 연결했다. 슈팅은 보기 좋게 그물을 갈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수비수들 사이에서 188cm의 피지컬과 상황판단력은 충분히 통했다.
이번 멀티골로 조규성은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멀티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한국은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후반 23분 가나에 추가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졌다.
경기 후 조규성은 크게 아쉬워하면서도 16강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 잘 준비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도 조규성의 실력과 정신력을 인정했다. 29일 가나 매체 ‘가나사커넷’은 “2골을 넣은 ‘한국 영웅’ 조규성은 가나 패배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한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jinju217@osen.co.kr
[사진] 알 라이얀(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