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분으로 증명이 끝난 것 아닐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아 나갔지만, 슈팅 두 차례를 내준 것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며 0-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공격 역시 매끄럽지 않았다. 측면까지 전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좀처럼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공 점유율은 높았으나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벤투 감독의 승부수는 이강인이었다. 후반 12분 교체로 경기장에 나선 그는 투입 1분 만에 경기를 바꿨다.
이강인은 들어가자마자 좋은 압박으로 상대의 공을 뺏어낸 뒤 곧바로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조규성이 머리로 밀어 넣으며 추격골을 터트렸다.
이후로도 이강인은 날카로운 프리킥과 번뜩이는 패스를 보여주며 공격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했다. '왜 이제서야 나왔을까'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엄청난 맹활약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있었다. 바로 축구 전문 통계 업체 '옵타 애널리스트'가 공개한 공격 참여도(Attacking Sequence Involvemnets).
옵타 애널리스트의 공격 참여도는 슈팅과 기회 창출, 슛까지 이어진 빌드업 관여 등을 종합해서 그 선수가 공격에서 얼마나 활약했는지 보여준다.
교체 투입돼서 정규 경기 시간 33분과 후반 인저리 타임 10여분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강인은 한국-가나전 공격 참여도 공동 2위에 올랐다.
이강인은 슈팅 2회와 크로스 2회, 슈팅까지 이어진 빌드업 5회로 총 9번의 공격 가담을 기록했다. 이는 김진수(공격 가담 9번)와 어깨를 나란히 황인범(공격 가담 10번)의 뒤를 있는 팀 2위 기록이다.
특히 김진수와 황인범이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교체로 투입된 33여분만에 경기의 흐름을 바꿨던 이강인. 단 이런 그의 활약에도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강호 포르투갈과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있는 벤투호가 이강인 기용에 대해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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