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신들린 연기로 모두를 속아 넘겼다. 그러나 결국엔 진실이 드러났다.
포르투갈은 29일(한국시간) 오전 4시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밀어붙이던 포르투갈이 후반 9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왼쪽에서 공을 잡은 브루노가 중앙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감아올렸다. 이를 쇄도하던 호날두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호날두는 득점이 터지자마자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어 하늘을 가리킨 채 코너 부근으로 달려갔다. 그는 흥분한 표정으로 곧바로 크로스를 올려준 브루노의 품에 안겼고, 동료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호날두는 이후로도 두 손을 불끈 쥐며 열광적인 세레머니를 펼쳤다.
이를 본 영국 'BBC'는 "호날두의 가벼운 터치였지만, 경기의 첫 골을 넣기에는 충분했다. 그는 월드컵 통산 9호 골을 기록하며 에우제비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과 '미러' 등 다른 매체들도 일제히 호날두가 득점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잠시 후 진실이 밝혀졌다. 공은 호날두의 머리에 스친 것이 아니라 아예 맞지 않았다. 브루노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었다. 결국 이 골은 브루노의 득점으로 공식 기록됐다.
진실을 알게 된 BBC는 "호날두는 열광적으로 기뻐했지만, 골은 브루노의 것이었다. 그의 머리가 길었다면..."이라고 정정했다. 해설을 하던 이안 데니스 역시 "브루노가 득점을 인정받았다. 라커룸을 찾아가 호날두에게 그의 골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FIFA 관계자에게 행운을 빈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한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포르투갈은 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무 1패인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양 팀의 맞대결은 내달 3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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