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득점왕’ 조규성(24, 전북현대)은 세계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의 멀티골이 터졌지만 2-3으로 패했다. 1무1패의 한국은 강호 포르투갈과 3차전을 반드시 크게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규성은 우루과이와 1차전서 황의조와 교대하며 23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잘생긴 얼굴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정작 본인은 “축구를 하러 왔으니 축구를 잘해야 한다”며 신경쓰지 않았다.
K리그 득점왕의 실력은 진짜였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 조규성을 선발로 쓰는 파격적인 기회를 줬다. 조규성은 응답했다. 후반 13분 이강인이 투입되자마자 왼발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줬다. 조규성이 그대로 머리로 받아 만회골을 뽑았다. 한국의 이번 월드컵 첫 유효슈팅이 그대로 골이 됐다.
조규성은 멈추지 않았다. 3분뒤 김진수가 올린 공을 다시 한 번 높은 점프 후에 헤더로 연결했다. 슈팅이 보기 좋게 그물을 갈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수비수들 사이에서 188cm의 피지컬과 상황판단력은 충분히 통했다. 조규성이 한국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멀티골의 주인공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월드컵에서 전세계의 스카우트들이 ‘흙속의 진주’를 찾는다. K리그 득점왕 조규성은 이제 국내무대가 좁다. 앞으로 많은 스카우트들이 조규성에게 유럽행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가나전 멀티골로 인해 조규성의 축구인생이 달라질 분위기다.
경기 후 조규성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한국선수 첫 멀티골에 대해 “너무 영광스럽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뛴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그런 자리에서 골까지 넣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한국의 패배에 조규성은 두 골을 넣고도 웃을 수 없었다.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조규성을 중용할 전망.
조규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 잘 준비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면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것”이라며 16강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알 라이얀(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