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주장 손흥민(30, 토트넘)이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뒤진 후반 조규성의 멀티골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다시 실점하면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1무1패가 돼 조 최하위로 내려 앉은 한국은 포르투갈과 3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날 검정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나선 주장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헤딩 경합까지 불사하며 열심히 뛰었지만, 팀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너무 아쉽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다. 선수들이 진짜 많이 고생했는데 결과가 이렇게밖에 안 돼서 미안하다. 응원해주신 팬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손흥민은 "개인적으로 제가 더 잘했어야 하고 팀을 더 잘 이끌었어야 한다"라며 "팀원들한테 더 많은 걸 바랄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너무나도 잘해주고 있다.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하기보다는 지금처럼만 잘해준다면 너무 고마울 것"이라고 자책했다.
손흥민은 "아직 진짜 마지막 경기가 남아 있는데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가능성을 본 선수들이 분명히 잘 준비할 거라고 생각한다. 저부터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마지막 경기를 잘 준비해서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18분 멋진 시저스 킥을 시도하며 가벼운 몸 상태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는 몸 상태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멀티골을 터트린 후배 조규성(전북)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그는 "규성이한테 미안하다. 좋은 위치와 좋은 결정력으로 두 골을 넣으면서 팀을 캐리했는데, 승리를 못 챙겨준 것 같아 미안하다. 규성이가 좋은 선수인 것은 K리그에서도 계속 증명해 왔다. 한 선수로서 규성이가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뿌듯하지만, 결과가 너무 아쉬워서 그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경기 종료 후에는 사령탑 벤투 감독이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그는 코너킥 기회에서 경기를 끝내버린 앤서니 테일러 심판에게 강력히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벤투 감독은 다음 포르투갈전에서 벤치에도 앉을 수 없는 상황.
손흥민은 "감독님이 경기장에 못 앉아 계시는 건 팀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훈련하면서 요구하는 부분을 분명히 잘 말해주실 것이다. 그런 부분을 잘 이행하기 위해 선수들이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며칠 안 남은 시간 동안 더 잘 새겨듣고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더욱더 각오를 불태웠다.
이제 한국은 내달 3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승리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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