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전이 생일날, 골 약속할게" 모로코 공격수, 한 달 전 예언 화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11.28 15: 05

'거함' 벨기에를 잡은 모로코 공격수 압델하미드 사비리(24, 삼프도리아)가 한 달 전 자신의 골 약속을 지켜 관심을 모았다.
사비리는 27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사비리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후반 23분 아슈라프 하키미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5분 뒤인 후반 28분 벨기에 진영 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서 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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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리가 감아 찬 공은 문전으로 날아가다가 급격하게 골대 쪽으로 휘어져 들어갔다. 공은 바운드가 되면서 골문으로 빨려들었고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었다. 바로 앞에서 로마인 사이스가 쿠르투아의 시선을 가려 공이 날아오는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11월 28일생 사비리에게는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득점이었다. 또한 사비리의 이 득점으로 모로코는 조 2위(승점 4)에 오르며 16강 진출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모로코는 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캐나다를 상대로 최종전을 펼친다. 캐나다를 꺾으면 모로코는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모로코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역사상 두 번째 16강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사비리가 자신의 골을 한 달 전 스스로 예언했다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에 공개된 36초짜리 인터뷰 영상을 보면 사비리는 소속팀 삼프도리아 유니폼을 입은 채 앉아 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사비리는 "11월 28일 벨기에와 경기를 하는 날이 바로 내 생일날"이라면서 "벨기에와 경기에서 내가 골을 넣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사비리는 '이 영상을 공개해도 되겠냐'는 물음에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면서도 "지금은 안된다. 하지만 영상을 갖고 있다가 그 경기 후 공개하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하루 차이가 났지만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사비리는 3살 때 모로코에서 가족들과 함께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성장한 사비리는 5부리그팀 슈포르트프로인데 지겐에서 성인 무대를 밟았고 2016년 뉘른베르크 2군으로 시작해 뉘른베르크 1군, 허저드필드 타운, 파더보른, 아스콜리 칼초 등을 거쳐 이탈리아 세리에 A 삼프도리아에 입성했다. 
21세 이하 독일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사비리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대신 모로코 유니폼을 선택했다. 그리고 1994년 미국 대회에서 모로코가 벨기에에 0-1로 패한 설욕을 28년 만에 해낸 주역이 됐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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