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하지메(54) 일본 감독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 박지성에게는 보였다. 그가 일본의 패배를 정확히 예견했다.
일본은 2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서 코스타리카에 0-1로 패했다.
앞서 일본은 '전차 군단' 독일을 꺾는 대이변을 썼다. 일본은 지난 23일 독일과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두 골을 터트리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야말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일본판 '도하의 기적'이었다.
한 경기만에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일본은 답답한 경기 끝에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히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코스타리카는 앞서 스페인에 0-7로 대패한 팀이기에 더욱더 충격이 크다.
하지만 박지성에게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당초 그는 '상승세 일본의 2-1 승리'를 점쳤지만, 경기 직전 일본의 선발 명단을 본 후 "이런 상황은 어렵다. 멤버를 보고 '코스타리카가 무승부나 승리를 거두지 않을까'하는 예상으로 바뀌었다"며 마음을 바꿨다.
박지성의 지적대로 이날 모리야스 하지메(54) 일본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앞서 독일을 제압한 자신감 탓인지 그는 선발 명단에서 5명이나 변화를 줬다. 그는 지난 독일전 선발 출전했던 사카이 히로키, 다나카 아오, 이토 준야, 마에다 다이젠, 구보 다케후사를 벤치에 앉혔다.
방심의 대가는 컸다. 일본은 90분 동안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후반 36분 케이셔 풀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일본의 승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 박지성의 예측 그대로였다.
한편 모리야스 감독은 패배 후에도 용병술에 대한 비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선발 명단 변화에 관해서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결과가 좋지 않으니 잘못이었다는 것은..."이라며 "또 한 번 스페인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 이기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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