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의 주전 수문장 야신 부누(31, 세비야)가 경기 종료 직전 사라졌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모로코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스코틀랜드전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승리라는 기쁨을 맛봤다. 또한 지난 1차전 크로아티아전 무승부에 이어 벨기에를 잡아내며 승점 4점으로 조 1위로 치고 나갔다.
이날 모로코의 선발 골키퍼를 두고 소동이 벌어졌다. 모로코는 주전 골키퍼인 부누가 선발 출전한다고 발표했지만, 모로코의 골문을 지킨 선수는 부누가 아닌 무니르 모하메디(알 웨흐다) 골키퍼였다. 부누는 경기장에 나서서 모로코의 국가를 부르고 상대 선수단과 악수까지 나눴으나 단체 사진을 찍기 직전 사라졌다.
영국 'BBC'도 이례적인 일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해설을 맡은 가이 모브레이와 저메인 제나스는 경기가 시작한 지 38분이 지나서야 부누가 아닌 무니르가 경기를 뛰고 있음을 알아차릴 정도였다.
급작스런 교체 이유는 부누의 몸 상태에 있었다. 모로코의 팀 닥터 압데라작 헤프티는 모로코 국영 TV '아리야디아'와 인터뷰에서 "부누는 현기증을 느꼈고, 나는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과 그의 선발 제외를 논의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괜찮고 캐나다전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부누는 지난 크로아티아와 1차전 도중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그라귀 감독에 따르면 그가 크로아티아전 경기 막바지에 충격을 있었고, 이날 준비 운동 도중 이상을 느꼈다. 결국 그는 주심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교체 카드 소모 없이 벤치에 앉았다.
한편 부누 대신 투입된 무니르는 선방 3개를 기록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레그라귀 감독은 "무니르가 잘 해냈다. 내겐 훌륭한 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지시를 따르며 온 마음을 다해 싸운다. 계속 집중하며 긍정적으로 행동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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