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복병' 가나전에 나설 벤투호 옵션은 누가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 1을 따낸 것은 물론 경기 내용에서도 열세로 예상됐던 전망을 환상적인 경기력으로 보기 좋게 비웃었다.
한국은 이제 28일 오후 10시 가나전에서 승리를 챙겨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각오다. 12월 3일 남겨 둔 최종전이 포르투갈과 대결인 만큼 가나전에서 반드시 승점 3을 가져와야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비기거나 져서는 16강 문턱을 밟기가 더 힘들어진다.
가나전을 앞둔 벤투호의 각오는 비장하다. 벤투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답게 경기를 하는 것이다.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우리의 개성과 역량을 보여주겠다.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 팀인지 보여주겠다"면서 "우리는 훌륭한 선수들이 있고,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다. 내일은 승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조직력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에서 깜짝 선발 카드를 빼들었다. 변화를 싫어하는 감독이 나상호를 2선 오른쪽에 배치한 것이다. 황희찬의 부상 여파로 탄생한 깜짝 카드일 수 있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나상호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많은 비판을 들어야 했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에 비해 패스가 부정확하고 크로스 정확도가 부정확하는 지적이 있었다. 또 수비 가담이나 왕성한 활동량에 비해 몸싸움에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우루과이전에서 나상호는 이런 단점을 훌륭하게 보완했다. 거친 몸싸움 속에서도 집요하게 달라 붙으며 상대를 괴롭혔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김문환과 더불어 상대의 왼쪽 공격 차단에도 잘 대처했다. 이는 왼쪽의 손흥민, 김진수 라인과 균형을 이루게 해 우루과이를 괴롭히는 효과를 줬다.
일부 전문가들은 나상호의 투입을 두고 우루과이 맞춤형 옵션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윈 누녜스나 마티아스 올리베라의 진로를 방해해 간접적으로 탁월한 중원을 가진 우루과이를 압박한 것이다. 손흥민이 100% 몸상태가 아니란 점에서 나상호의 움직임은 중요했다.
또 하나의 옵션은 이강인이라 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9분에는 황의조, 이재성, 나상호를 빼고 조규성, 손준호, 이강인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사실 큰 변화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황의조와 비교해 조규성의 몸놀림이 더 좋았고 손준호를 통해 중원을 좀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이강인이 좀 더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 전술 자체가 이강인과 맞지 않은 전술이었지만 중원을 어느 정도 장악한 상태에서 멍석을 깔아줬다는 것이다. 이강인은 잠깐이었지만 탈압박 능력과 기회 제공이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했다.
5명을 교체할 수 있지만 우루과이전에서는 3명만 바꿨다. 이 때문에 가나전에서도 꼭 필요한 옵션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년 동안 다진 조직력에 액센트를 가미할 수 있는 가나 맞춤형 선수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단 황희찬이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전에도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카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나상호가 나올 수도 있다. 아니면 작은 정우영 혹은 권창훈, 송민규 등이 먼저 나설 수도 있다.
가나는 개인 기량이 뛰어난 팀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조직력에 문제를 보여 수비 뒷공간을 노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규성이 다시 조커로 나서거나 아예 황의조 대신 선발로 설 수도 있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전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이틀 연속 훈련에서 제외됐다. 가나전 대비 최종훈련에도 불참한 상태다. 그러나 가나전을 앞두고 바뀔 수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나온다 해도 선발일지 교체일지 알 수 없다. 김민재 대신 권경원이나 조유민이 대체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도 이강인을 쓸지 아니면 다른 옵션을 고려할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가나전에 벤투 감독이 선택할 옵션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