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아프리카 팬들이 한국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왜? 한국과 가나가 맞붙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를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4일 우루과이전에서 0-0으로 비겨 승점 1점을 따 조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16강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나를 잡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취재진의 규모는 82명이다. 120명의 일본이나 수 백명이 넘는 프랑스, 아르헨티나에 비하면 취재단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취재진이 적은 나라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2차전 상대 가나다.
가나전을 하루 앞두고 가나와 한국의 공식기자회견이 열렸다. 가나에서 온 기자는 열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나의 축구열기가 낮다고 과소평가할 수 없다. 가나 본국에서 무려 만 명이 넘는 팬들이 카타르로 넘어왔다고 한다. 아프리카 팬들의 축구사랑도 엄청나다.
카타르 신문사 ‘더 페니슐라’에서 일하는 나이지리아 국적의 아예니 올루세군 기자를 만나 아프리카 축구와 가나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한국 대 우루과이전을 봤다. 한국의 스피드와 활동량이 인상적이었다. 가나 선수들은 개개인의 역량은 좋지만 팀으로서 조직력이 부족하다. 서로 잘났다고 싸우기 때문이다. 한국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면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유가 있었다. 아프리카 월드컵 예선에서 가나가 나이지리아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카타르행 티켓을 땄기 때문이다. 두 팀은 1차전서 0-0으로 비긴 뒤 2차전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가나가 진출했다. 나이지리아는 월드컵에서 아쉽게 탈락하자 폭동까지 일어날 정도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올루세군 기자는 “아직도 그 경기를 잊지 못한다. 한국이 우리 대신 가나를 박살내주길 바란다. 나이지리아가 월드컵에 왔다면 나폴리 동료 빅터 오시멘과 김민재의 대결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한국을 응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