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 PSG)의 결승골이 터지자 8만 관중이 일제히 폭발했다.
아르헨티나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2022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전 메시의 결승골과 엔조 페르난데스의 추가골이 터져 멕시코를 2-0으로 이겼다. 1차전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일격을 당했던 아르헨티나(1승1패, 승점 3점, 골득실0)는 첫 승을 신고하며 조 2위로 기사회생했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루사일 스타디움은 8만 8966석을 보유한 카타르에서 가장 큰 구장이다. 이날 구장이 매진사례를 이루며 브라질 대 세르비아의 첫 경기가 열렸을 때 입장한 8만 8103명을 넘어 카타르 월드컵 최다관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축구의 신’ 메시를 보러온 팬들을 수용하기에는 이 구장도 너무나 좁았다. 경기시간을 두 시간 앞둔 시점에서 루사일 지하철역에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팬들이 파도처럼 쏟아져나왔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듯 응원가를 열창했다. 장외부터 두 팀의 기싸움이 대단히 치열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응원단 규모가 4만명 씩으로 비슷하게 포진했다. 관중석이 온통 하늘색과 초록색 물결이었다. 8만명의 팬들이 일제히 노래를 부르자 관중석의 데시벨이 80을 넘었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소리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바로 옆자리의 사람과도 대화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기자들의 취재열기도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뜨거웠다. 이번 경기서 아르헨티나가 패한다면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도전이 좌절되기 때문이었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될 지도 모를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수백명의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 미디어센터가 마비될 정도였다.
미디어센터에 약 500석이 넘는 거대한 책상이 마련됐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좌석이 모자라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심지어 취재진이 식사를 하는 카페테리아 테이블에도 빈좌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남성 취재진 전용 간이화장실이 6칸 있었지만 소변 한 번 보려면 5분 이상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모두가 이 모든 불편을 감수한 이유는 역시 ‘축구의 신’ 메시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메시 경기를 신청하고도 취재신청을 거절당한 기자들도 있었다. 메시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인 셈이었다.
답답했던 전반전은 후반전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후반 19분 드디어 메시의 결승골이 터졌다. 4만여 아르헨티나 응원단은 그야말로 미쳤다. 이들에게 메시의 골은 종교나 마찬가지였다. 8만 관중이 일제히 “오! 마이! 메시!”를 외치는 장관이 펼쳐졌다. 많은 관중들이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
메시는 후반 42분 엔조 페르난데스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며 경기를 끝냈다. 메시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아르헨티나는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루사일(카타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