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어느덧 3번째 월드컵이지만, 손흥민(30, 토트넘)의 초심은 그대로였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은 8년 전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당시 22세에 불과했던 '막내' 손흥민은 "죽기 살기로 뛰겠다"라고 다짐했다. 알제리에 패한 뒤 쏟아진 그의 눈물만 보더라도 그의 간절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누구보다 간절했다. 그는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골을 쐈지만, 아쉽게도 16강 진출이 좌절된 사실을 깨닫자마자 다시 한번 펑펑 울었다. 경기장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그의 눈물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시간은 또 4년이 흘렀고, 손흥민은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를 누비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안와골절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기까지 했지만, '마스크 투혼'을 불태우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얼굴을 가리는 불편한 마스크도, 곁을 지키는 동료들도 달라진 것은 많으나 한 가지만은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간절함으로 무장한 손흥민의 마음가짐만은 그대로였다.
후배 송민규(전북)에 따르면 손흥민은 8년 전 간절함 그대로 팀을 이끌고 있다. 25일(이하 한국시간) 송민규는 "흥민이 형이 아시아팀뿐만 아니라 월드컵에 나서는 모든 선수의 간절함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월드컵이란 무대를 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간절함과 노력이 필요한지 자주 이야기해준다"라고 밝혔다.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손흥민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새 주장 완장이 익숙해진 손흥민의 리더십은 대표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강호 우루과이와 맞대결을 앞두고 "너희 능력을 다 믿어도 된다. 쫄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왔으면 좋겠다"라며 선수단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 덕분인지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결과는 0-0 무승부였지만, 모두가 박수를 보낼 만한 멋진 경기력이었다. 손흥민 역시 경기 후 "정말 후회없이 다 보여준 것 같다. 주장으로서 뿌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벤투호는 28일 가나와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큰 중요한 맞대결이다.
이번만큼은 손흥민의 간절한 마음이 해피 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아쉬움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미소로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