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
함께한 시간만 4년이다. '원팀' 벤투호가 서로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예상과 달리 중원에서부터 강하게 맞서 싸우며 우루과이를 당황케 했다. 물론 우루과이의 슈팅이 두 차례나 골대에 맞는 행운도 따랐지만, 벤투호의 경기력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결코 운 좋게 따낸 무승부가 아니었다.
해외에서도 대표팀의 실력에 박수를 보냈다. '디 애슬레틱'은 "우루과이가 전반 여러 차례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지만, 기술적으로 더 나았던 한국이 경기를 주도했다"고 평가했고, 독일 '스카이 스포츠' 역시 "'마스크맨' 손흥민의 팀은 우루과이보다 훨씬 탄탄했다. 한국은 강력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이번 대표팀은 지난 4년 동안 벤투 감독과 함께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여름부터 쭉 대표팀을 지휘해 왔다. 한 감독으로 4년을 준비해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치르는 것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다.
비판의 여론도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특유의 일관성으로 팀을 이끌었다. 누군가는 고집이라고, 누군가는 뚝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주문해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벤투 감독은 '주도권을 챙길 줄 아는 축구'라는 한결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며 팀을 다듬었다.
결국 벤투볼은 우루과이전을 통해 제대로 증명됐다. 한국은 중원에서부터 우루과이를 압도하며 주도권을 쥐었다. 벤투 감독이 빚은 한국 축구는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를 가능케 한 가장 큰 원동력은 함께한 시간의 힘이었다. 벤투 감독의 철학 아래 4년 동안 발맞춰온 대표팀은 굳은 믿음을 바탕으로 단단한 '원팀'이 되어 있었다.
대표팀은 시작부터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베테랑 풀백 김태환(울산)은 "4년간 감독님이 바뀌지 않았고,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팀이 만들어졌다. 선수폭의 변화가 별로 없었고,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준비했기에 즐기는 분위기로 이어졌다"며 함께한 시간을 믿었다.
'황소' 황희찬(울버햄튼) 역시 "4년 전부터 벤투 감독님과 계속 함께해 온 선수들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4년간 많은 경기서 승리하고 패하면서 단단해졌다"고 강조했고, 나상호(서울)도 "팀워크에서는 우리가 상대보다 앞선다. 다른 팀보다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송민규(전북) 또한 우루과이전 선전의 비결을 믿음에서 찾았다. 그는 "팀이 한마음이 됐다. 4년 동안 감독님의 전술을 익히며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다. 분명히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한마음 한 목표를 갖고 했기에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은 28일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첫 승 사냥에 나선다. 가나를 꺾는다면 12년 만의 16강 진출도 꿈이 아니다. 이제는 4년간 쌓아 올린 모두의 믿음이 결실을 맺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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