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정국과 모건 프리먼의 인상적인 개막식이 펼쳐진 지 불과 5일.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은 누구보다 빠르게 탈락하는 오명을 써야 했다.
카타르 월드컵의 최초 탈락팀이 나왔다. 다름아닌 개최국 카타르였다. 카타르는 25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린 세네갈과의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개막전 에콰도르에 0-2로 패한데 이어 조별리그 2패를 안게 됐다. 희박하지만 16강 진출의 산술적인 가능성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희망은 여지없이 박살났다. 26일 오전 1시에 열린 네덜란드와 에콰도르의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1-1 무승부가 나오면서 카타르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사상 최초 중동 월드컵을 향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처음 참여하는 카타르의 경기력적인 의문은 물론,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들까지 불거졌다. 개최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21일 개막한 지 5일 만에 카타르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2010년 남아공에 이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역대 두 번째 개최국이 됐다. 하지만 탈락 과정은 남아공과 비교할 수 없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카타르는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개최국으로 전락했다. 2010년 남아공에 이어 두 번째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개최국이지만 그래도 남아공은 마지막 날까지 진출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2010년 남아공은 조별리그에서 프랑스, 멕시코, 우루과이와 함께 최악의 조에 묶였지만 개막전 무승부, 그리고 3차전에서 프랑스까지 잡아내는 등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멕시코와 1승1무1패 승점 4점은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멕시코가 +1, 남아공이 -2에 머물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카타르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추정치에 따르면 카타르는 중동 첫 월드컵을 위해 약 2200억 달러(약 264조 원)을 쏟아 부었지만 막대한 돈으로 월드클래스 팀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확인했다’라며 ‘12년 전 개최권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월드컵에 진출한 적이 없다. 2019년 아시안컵 챔피언이기도 한 카타르의 모든 선수단은 국내 클럽 선수들로 꾸려져 있다’라고 설명하며 카타르를 향해 날카로운 혹평을 가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