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칭찬이 낯선 나상호 "잘했나 싶지만...가나전만 보고 달릴게요"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11.25 14: 13

나상호(26, FC서울)가 멋진 활약으로 비판 여론을 모두 잠재웠다. 그러나 그는 아직 마음껏 기뻐하지는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나상호는 이날 손흥민, 이재성과 함께 2선에 출격했다. 그는 황희찬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예기치 못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송민규, 권창훈 등 여러 선수가 후보로 거론됐지만, 벤투 감독은 나상호를 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도전한다.후반 한국 나상호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2022.11.24 /soul1014@osen.co.kr

나상호는 올 시즌 부상과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벤투호 황태자'라는 그의 별명은 조롱의 의미로 사용되곤 했다. 벤투 감독은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돌파력을 높이 샀으나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가장 중요한 순간 다시 한번 나상호를 믿었고, 그 선택은 정답이었다. 나상호는 빠른 발로 우루과이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측면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때로는 영리한 파울로 위험을 차단하기도 했다.
특히 나상호는 전반 34분에는 황의조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배달하며 이날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그의 그야말로 나상호의 '인생 경기'였다.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진행됐다.전반 한국 나상호가 우루과이 수비진을 돌파하고 있다. 2022.11.24 /soul1014@osen.co.kr
'꿈의 무대' 월드컵 데뷔전에서 펄펄 난 나상호는 경기 후 "경기에 들어가기 전 잔디를 체크할 때부터 설렜다. 조금 긴장도 되긴 했지만, 이 경기장 안에서 뭔가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또 그렇게 다짐해서인지 오늘 경기도 잘됐던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나상호는 팬들의 칭찬에 어색해했다. 그는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인지 "경기가 어떻게 잘 됐는지, 내가 어떻게 잘했는지 잘 모르겠다. 칭찬은 좋게 받아들이겠다. 다음 경기가 잘 안 풀리면 또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제 가나전만 보고 달리겠다"며 생각만큼 기뻐하지는 못했다.
나상호는 언제 자신이 선발 출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까. 그는 "경기 당일 출발하기 전에 통보받았다. 긴장도 됐지만, 뭔가 떨림은 덜했다. (황)희찬이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긴장감은 덜했던 것 같다"라며 "몸이 굳는 느낌은 없었고, 초반에 호흡이 조금 힘들었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려 했다. 호흡이 터진 후로는 편했다"고 밝혔다.
이날 나상호는 디에고 고딘(36), 마르틴 카세레스(35) 등 우루과이의 베테랑 수비수들과 맞대결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자신감만 가지면 나도 충분히 상대 볼 수 있다고 느꼈다. 세계적인 월드컵 무대도 긴장하지 않고 내 장점들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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