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하고 영리하게, 그리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12년 전 비수를 꽂았던 루이스 수아레스(35, 나시오날)은 이제 예전 같지 않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에 비수를 꽂았던 수아레스. 하지만 12년 만에 만나서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수아레스는 24일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조별리그 H조 1차전 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별 다른 영향력을 과시하지 못하고 후반 18분 에딘손 카바니(35, 발렌시아)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먼저 교체된 선수였다. 우루과이와 한국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아레스의 경기 영향력은 아예 없는 수준이었다. 올해 우루과이리그 나시오날에서 16경기 8골 4도움으로 부활에 성공했지만 메이저 대회는 달랐다. 프랑스 출신 축구 전문가 줄리앙 로렌스는 SNS에 ‘수아레스의 이날 기록은 슈팅 0개, 기회 창출 0개, 상대편 박스에서 터치 2회, 패스 7회, 패스 정확도 50%, 터치 18회였다’라면서 수아레스의 부진한 활약을 설명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수아레스의 부진한 활약을 비난하는 팬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매체는 ‘수아레스는 월드컵 첫 경기에서 보여준 부진한 모습으로 팬들의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수아레스는 최전방에서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단 한 번의 슈팅도 때리지 못하고 교체됐다’라면서 ‘SNS에는 애초에 수아레스가 왜 선발 출장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저조한 활약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한 팬은 ‘수아레스가 이런 모습을 보여 슬프다. 한때는 세계를 지배했다’라고 말하며 2013-2014시즌 리버풀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과거를 떠올렸다. 또한 ‘수아레스는 끝났다. 그가 나가고 우루과이는 훨씬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 팬은 ‘굳이 말하자면 수아레스는 마치 60세 할아버지가 뛰는 것 같았다’라며 불어난 체중에 고군분투했던 수아레스를 놀렸다.
영국 축구 전문가 딘 손더스는 영국 축구매체 토크스포르트에서 “수아레스는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데이리그(영국 조기축구 리그)의 아마추어 선수 같았다. 유니폼이 꽉 낄 만큼 작았다”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