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존심을 챙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2022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의 첫 골 주인공이 됐다.
포르투갈(피파랭킹 9위)은 25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 974에서 가나(61위)와 이번 대회 H조 1차전을 치러 3-2로 승리했다.
1승을 거둔 포르투갈은 조 1위를 마크했다. 2위는 나란히 1무를 기록 중인 한국과 우루과이다. 최하위는 1패의 가나.
전반을 0-0으로 마친 포르투갈은 후반전에 3골을 뽑아냈다.
‘포르투갈 공격 에이스’ 호날두가 제 몫을 해줬다.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20분 모하메드 살리수(24, 사우스햄튼)가 호날두의 오른발을 밟는 반칙으로 포르투갈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호날두가 나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늘 그렇듯 그는 한 바퀴 돌며 양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는 ‘호~우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가나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후반 28분 안드레 아예우(34, 알 사드)가 좌측면에서 올라오는 공에 발을 갖다 대 골망을 갈랐다. 아예우가 슈팅을 날리기 전 상대 수비 몸에 맞고 공이 굴절되는 행운도 있었다.
1-1 스코어는 오래가지 못했다. 포르투갈이 내리 2골을 뽑아냈다. 후반 32분 브루노 페르난데스(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무너트리는 전진 패스를 건네받은 주앙 펠릭스(2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칩샷으로 포르투갈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여기에 후반 35분 ‘교체 자원’ 하파엘 레앙(24, AC밀란)의 쐐기골까지 더해졌다. 가나가 라인을 끌어올린 틈을 타 뒷공간을 공략하며 포르투갈은 골을 뽑아냈다.
가나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후반 44분 오스만 부카리(25, FK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다.
뭐든 처음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호날두의 선제골은 포르투갈 승리에 큰 지분을 차지한다.
더불어 호날두는 최근 무직 신세가 됐지만 ‘골잡이’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호날두는 지난 24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사실상 방출당했다. 표면적으로는 ‘상호 합의’에 의한 계약 해지로 포장됐지만 최근 호날두가 맨유를 언론에 나서 강도 높은 비난을 해 쫓겨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베테랑’ 호날두라고 할지라도 정신적으로 약간의 흔들림이 없을 수 없었지만 가나전에서 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월드컵 포르투갈 첫 골을 뽑아내며 호날두는 역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5번의 서로 다른 월드컵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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