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이강인(21, 마요르카)이다. 벤투호로부터 기회를 받지 못했던 그가 월드컵이란 거대한 실전 무대에서 떨지 않고 장점인 ‘패스 능력’을 뽐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첫 경기 출발이 나쁘지 않다. 이겼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우루과이와 무승부는 한국의 목표이기도 했다.
이 경기 관심거리 중 하나는 이강인의 출전 여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강인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미친 폼’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A매치에서 벤투 감독으로부터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색깔과 이강인이 맞지 않단 이유로 그를 약 1년 9개월가량 멀리했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측면 공격 에이스’ 황희찬(27, 울버햄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강인이 수혜를 입을 수 있지 않냐는 것. 일단 황희찬의 자리는 나상호가 선발로 출격하며 채워졌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조커’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강인이 드디어 후반 29분 교체 자원으로 선택받았다. 나상호 대신 투입됐다.
‘월드컵 실전 무대’로 ‘벤투호 복귀전’을 치른 이강인에게서 떠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패스 능력이 눈에 띄었다. 특히 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 있던 이강인이 원터치 패스로 중앙에 있던 조규성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은 백미였다. 조규성의 슈팅은 종이 한 장 차이로 골대 옆으로 흘렀다.
이강인은 경기 후 방송과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 너무 재밌었다. 경기 뛰고 싶었고, 경기 뛸 때 행복했다. 떨리기보다 설렜다. 경기 뛸 수 있다면 팀을 도와주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작 21세인 이강인은 정말 오랜만에 대표팀 실전 경기를, 그것도 월드컵 무대를 통해 가졌다.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잘 녹아들었다. ‘강심장’ 이강인은 경기를 즐겼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