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맞춤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루과이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한국이었지만, 경기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며 맞불을 놨다.
특히 전반전 한국은 단단한 수비와 중원 장악력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짧은 패스, 중장거리 패스를 섞어 사용하며 효과적으로 우루과이 수비진을 괴롭혔다. 경기 전체 공 점유율은 44%를 기록하며 다소 밀렸지만, 기대 득점(xG) 값은 오히려 우루과이를 앞섰다(우루과이 0.49 / 한국 0.55).
공격보다 돋보였던 부분은 수비다. 우루과이의 키 플레이어는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24, 레알 마드리드)다. 지난 2018-2019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뷔한 발베르데는 중앙과 좌우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다. 레알에서 현재까지 168경기를 치러 14골 1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중원 자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발베르데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경기 전까지 최근 치른 우루과이의 A매치 5경기에서 모두 출전했으며 4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우루과이가 4-3-3, 4-4-2, 3-5-2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는 가운데서도 주축 역할을 맡았다.
경기장 대부분의 위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발베르데지만, 가장 큰 특징은 공격 상황에서 폭발적인 전진성을 보여주고 좌우 측면에 자리할 때 위협적인 킥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이를 정확히 파악했다. 이재성(30, 마인츠)-정우영(33, 알사드)-황인범(26, 올림피아코스)으로 구성된 미드필더들은 양쪽 풀백 김진수(30), 김문환(27, 이상 전북)은 적극적인 공격 가담에 힘입어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했고 발베르데는 특유의 전진성을 틀어막았다.
공격 2선에 자리했던 이재성이 가장 먼저 발베르데의 전진을 방해했고 황인범, 정우영이 더 깊숙한 위치까지 올라온 발베르데를 적절한 파울로 끊어냈다.
이재성은 태클 성공 1회를 비롯해 클리어링 2회, 가로채기 2회와 볼 리커버리 4회를 기록할 정도로 적극적인 차단에 나섰다. 또한 황인범, 정우영도 각각 8회, 7회의 볼 리커버리를 기록했다. 발베르데를 효과적으로 틀어막은 대표팀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민재(26, 나폴리)-김영권(32, 울산)으로 구성된 중앙 수비수들은 '베테랑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를 완벽히 막아냈고 오른쪽 측면의 김문환-나상호(26, 서울)는 다르윈 누녜스(23, 리버풀)를, 왼쪽 측면의 김진수는 파쿤도 펠리스트리(21, 맨유)를 꽁꽁 묶었다.
월드컵 전까지 벤투 감독은 지독한 '플랜A' 고집과 획일화된 라인업으로 일부 팬, 전문가들의 비판 대상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 맞춤 전술을 준비했고 이는 남미 전통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무실점 0-0 무승부를 거두는 효과를 봤다.
승점 1점 획득에 성공한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10시 가나, 12월 3일 오전 0시 포르투갈을 차례로 상대한다. '플랜 우루과이'를 준비한 벤투호가 '플랜 가나', '를랜 포르투갈'을 마련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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