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장으로서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
주장 손흥민(30, 토트넘)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 4일 안와골절상 여파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기적적인 회복력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는 검은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쓴 채 '마스크 투혼'을 불태웠다.
우루과이 역시 손흥민을 집중 견제했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기본적으로 두 세 명의 선수들이 달라붙었다. 전반 12분 드리블 돌파를 하는 손흥민을 우루과이 선수가 손을 써서 쓰러뜨렸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마스크를 쓴 손흥민은 가끔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하지만 경기를 뛰는데 크게 지장이 없어보였다. 전반 25분 역습상황에서 손흥민의 첫 슈팅이 터졌다. 슈팅은 상대 선수의 몸에 맞고 굴절됐지만, 우루과이 수비진을 흔들기에 충분한 위력이었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후반 11분 마르틴 카세레스가 뒤에서 손흥민을 밀면서 그의 오른발을 강하게 밟았다. 손흥민의 축구화가 벗겨지고, 스타킹이 찢어질 정도로 강한 충격이었다. 다행히 그는 잠시 뒤 일어나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강팀과 경쟁하고 싸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비겨서 아쉽지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얼굴 부상은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3주 만에 치르는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아직 16강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 2경기 동안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줘야 16강에 갈 수 있다.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가나는 강한 팀이다. 우리가 최약체라고 생각한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부딪히며 싸워야 한다. 피지컬과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라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손흥민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살짝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거리에서 응원해주신 분들, TV를 보며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아쉬운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주장으로서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 지금처럼만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