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기적의 승리를 노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국제축구연맹(FIFA) 2022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드디어 대망의 첫 경기가 열린다. 지난 4일 안와골절상 여파로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30, 토트넘)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우루과이전 출전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줄곧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던 ‘측면 자원’ 황희찬(27, 울버햄튼)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햄스트링 이상으로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하는 황희찬은 회복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 명단 한자리는 계속 유지한다.
냉정히 한국 전력이 100%라고 해도 ‘남미 강호’ 우루과이에 승리 무게가 기운다. 역대 전적이 이를 말해준다. 한국은 우루과이를 8번 만나 1승 1무 6패를 기록, 열세다.
과거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를 두 차례 만났던 한국은 모두 졌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0-1로 졌고,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선 16강에서 1-2로 분패했다.
황덕연 KBS 해설위원은 24일 OSEN과 통화에서 “한국이 우루과이의 뛰어난 개개인을 막지 못한다면 휘둘리는 흐름이 나올 공산이 크다. 압박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투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형식의 안정감 있는 포메이션 구성이 경기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루과이에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2010년 대회 한국과 16강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악동 공격수’ 루이스 루아레스(36, 나시오날)가 건재하다.
‘베테랑’ 에딘손 카바니(36, 발렌시아)도 여전히 공격의 한 축을 맡고 있고, 중원에선 ‘천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25, 레알 마드리드)가 무게감을 더한다. 발베르데는 측면 공격자원으로 변신이 가능해 한국에 가장 고민을 안기는 선수다. 여기에 올여름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어린 공격수 다윈 누녜스(24)까지 있다.
한국전 '골' 경험이 있는 수아레스를 꽁꽁 묶는 것이 벤투호의 첫 번째 과제다. 황덕연 KBS 해설위원은 “수아레스가 노쇠한 것은 맞다. 하지만 자국 리그로 돌아간 후 수아레스의 최근 폼이 괜찮다. 순간적으로 라인을 깨는데 능하고 박스 안 결정력도 좋기 때문에 민첩한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발베르데는 현시점 세계 미드필더를 줄 세워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발베르데를 과하게 경계하다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는 경우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득점할 수 있는 루트는 세트피스일까. 황덕연 KBS 해설위원은 “세트피스는 언더독이 탑독을 상대할 때 가장 효율적인 루트다. 다만 한국이 지닌 장점인 압박과 활동량이라는 키워드를 잘 생각하고 경기장에서 풀어낸다면 의외로 우루과이가 고전하는 그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우루과이전에서 ‘깜짝’ 득점이 가능할 것 같은 한국 선수로 그는 이재성(31, 마인츠)을 꼽았다. “중원과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도 박스 안 침투, 중거리 슈팅 등 다양한 툴을 가진 선수”라는 것이 그 이유다.
벤투호가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 박수보단 쓴소리가 더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응원이 절실하다.
황덕연 KBS 해설위원은 “2014년, 2018년 대회를 돌아보면 항상 소방수라는 수식어를 단 감독들이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그들은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채 쓸쓸히 퇴장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다르다. 4년을 준비했다. 오직 한 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달려온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이제는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 알 라이얀(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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