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53)에게 외면받았던 이강인(21, 마요르카)이 대망의 우루과이전에서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4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국제축구연맹(FIFA) 2022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드디어 대망의 첫 경기가 열린다. 실전을 코앞에 두고 벤투호는 카타르 현지에서 마지막 훈련에 임하고 있다. 지난 4일 안와골절상 여파로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30, 토트넘)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우루과이전 출전 청신호가 켜졌다.
안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저돌적인 돌파로 대표팀 오른쪽 측면을 책임졌던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다. 벤투 감독이 23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밝혔다. 그는 “황희찬은 아마 내일(우루과이전) 출전 못할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황희찬은 이틀 연속 그라운드 훈련을 하지 않고 스트레칭과 자전거로 몸을 풀었다. 또 동료들과 그라운드 패스 훈련을 하지 않고 실내훈련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오른쪽 윙어로 뛴 경험이 있어 황희찬 빈자리의 대체자가 될 수 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이강인이 2년 가까이 벤투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강인이 최근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기량이 급성장한 것을 감안할 때 월드컵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2022-2023시즌만 놓고 보면 이강인의 커리어는 대단하다. 8월 중순 개막한 라리가 전경기에 출장했다. 14경기에 나서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다. 지난 시즌과 대조적이다. 2021-2022시즌 30경기에 나서 1골 2도움 성적표를 남겼던 이강인은 올 시즌 그 절반 경기를 소화했지만 벌써 2골을 넣었다. 확실한 주전인 그는 라리가 3라운드와 11라운드, 2차례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더불어 이강인의 킥 능력은 동료들도 놀랄 만큼 날카롭다. '최전방 자원' 조규성(25, 전북현대)은 19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킥이 워낙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나도 받아봐서 알지만, 너무 날카롭다. 공이 빨라서 잘 준비해야 한다"며 그의 킥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조규성의 답에서 이강인이 동료들과 세트피스 대비 훈련에 임했다는 것들 짐작할 수 있다.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H조에 속한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가나와 경기에선 상대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본적으로 역습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역습보다 더 득점을 기대해볼 찬스는 세트피스다. 대표팀 내 이강인의 '킥 능력'은 최상위 레벨이다. 과연 보수적인 성향의 벤투 감독이 그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고속성장' 이강인에게 1차전 출전 기회를 부여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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