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굴러온 행운이 아니었다. 대담한 전략과 선수들의 투혼이 최고의 이변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침몰시켰다. 월드컵 우승을 향해 마지막 도전에 나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겼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0분 메시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실점 이후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장점과 실력을 백분 발휘했다. 수비 라인을 하프 라인 근처까지 끌어올려 오프사이드 전략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오프사이드 라인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컴퓨터처럼 작동됐다. 실점 이후 물러서고 수비가 흔들렸던 카타르, 이란과는 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반에만 오프사이드 트랩을 7차례나 성공시켰다. 아르헨티나의 메시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오프사이드에 걸려 3차례 골망을 흔들었으나 모두 무효가 됐다.
특히 전반 27분, 라우타로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며 골키퍼와 1대1 대결에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이 취소됐다. VAR은 라우타로의 어깨가 살짝 앞섰다는 것을 집어냈다.
전반 살얼음 같은 오프사이드 트랩이 빛났다면, 2-1로 역전시킨 후반에는 몸을 사리지 않은 투지가 빛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단 2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원샷원킬' 결정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분 알셰흐리의 동점골, 후반 8분 알다우사리의 역전골이 휘몰아쳤다.
전반 슈팅이 0개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사막의 폭풍처럼 5분 사이에 2골을 몰아치며 단숨에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역전당한 아르헨티나는 거세게 반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반에 경고 하나도 없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활용해 아르헨티나의 예봉을 막아냈다. 후반에는 상대의 거센 공격을 몸으로 저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22분부터 47분까지 6차례 경고를 받았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패를 당한 아르헨티나는 2019년 7월 코파아메리카 준결승 브라질전 패배(0-2) 이후 36경기 연속 무패(25승 11무) 행진 기록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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