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수비 세웠는데 6실점 대참사…이란 '늪 축구' 유효기간 끝났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1.22 00: 14

이란의 메이저 무대 ‘늪축구’가 이제는 한계에 봉착한 듯 하다. 6실점의 대참사를 당했다.
이란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2-6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란의 16강행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이란이 메이저무대에서 쏠쏠하게 써먹었던 ‘두줄 수비’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른바 ‘늪축구’를 펼치며 잉글랜드를 수렁으로 빠뜨리겠다는 의미였다. 

경기 앞서 이란 케이로스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2.11.21 /  soul1014@osen.co.kr

이날 이란은 사실상 4-5-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잉글랜드가 공을 잡으면 하프라인 위로는 올라오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가 전방에 서 있었지만 압박 없이 철저하게 내려 앉으며 잉글랜드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침착하고 과감한 공격 전개에 결국 무너졌다. 잉글랜드는 우측의 키어런 트리피어, 좌측의 메이슨 마운트가 좌우 롱킥을 하면서 그라운드를 넓게 활용했다. 이란은 잉글랜드의 롱패스에 우왕좌왕하면서 두줄 수비 라인에 균열이 생겼다.
결국 전반 35분 좌측 라인을 공략 당해서 루크 쇼에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주드 벨링엄에게 헤더로 선제 실점했다. 점점 이란의 수비는 무너졌다. 전반 43분에는 세트피스 수비도 무너졌다. 트리피어의 코너킥 때 해리 매과이어와 헤딩 경합을 이겨내지 못했고 부카요 사카마저 놓치며 추가 실점했다. 전반 추가시간 46분에는 잉글랜드 주드 벨링엄과 해리 케인이 전개한 역습에 무너지며 라힘 스털링에게 추가 실점했다. 전반에는 3실점 했다. 사실상 승부는 조기에 결정됐다. 
이란은 3실점을 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3명을 대거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다. 그러나 후반 17분 이란의 좌측 라인과 하프 스페이스 지역이 무지며 사카에게 멀티골을 헌납했다.
후반 20분 우측에서 기습적인 역습으로 타레미의 만회골이 터졌다. 이후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수비 라인을 대폭 끌어올렸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역습에 뒷공간을 하염없이 내줄 뿐이었다. 후반 26분 마커스 래시포드와 후반 45분 잭 그릴리쉬에게 실점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와 한 조에 속해 특유의 두줄 수비로 1승1무1패로 스페인을 탈락 위기까지 몰아 넣었던 이란이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장기 집권하면서 ‘늪축구’의 색채를 만들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은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하지 않았지만 10경기 15득점 4실점으로 짠물 축구를 선보였다. 9월 케이로스 감독이 재선임 되고 나서 열린 우루과이(1-0 승), 세네갈(1-1 무) 등 강호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도 수비력으로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날 잉글랜드의 화려한 선수들과 탄탄한 전력 앞에서 더 이상 늪축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후반 종료 직전 타레미가 페널티킥으로 멀티골을 넣었지만 허망한 6실점을 만회할 수는 없었다. 늪축구의 실패로 이란의 향후 월드컵 여정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jhrae@osen.co.kr
전반 0-3 점수차이에 아쉬워하는 이란 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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