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無 질서無 관중無’ 개막전부터 난장판인 카타르 월드컵 [도하통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11.21 12: 05

야심차게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카타르 축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 베이츠 스타디움에서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 2022 A조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에게 0-2로 완패를 당했다. 카타르는 월드컵 역사상 개막전서 처음 패한 개최국이 되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카타르는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축제분위기였다. 조직위원회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자신했다. 카타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8개의 경기장에서 부족함은 없다고 했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이 터져나왔다. 교통부터 문제였다. 개막전에 전세계 팬들과 취재진이 일제히 몰리면서 조직위가 예상한 통제범위를 벗어났다. 도하에서 52km 외곽의 알코르 지역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출발한 미디어버스는 예상시간의 두 배인 2시간 가까이 걸려 겨우 도착했다. 일부 취재진은 무거운 장비를 들고 2km 이상을 걸어갔다. 
경기장에서 미디어센터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때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이 질서를 지키고 싶어도 가이드라인이 없어 난장판이 됐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버스를 타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 통제하는 경찰은 없었다. 전세계 취재진들이 “올림픽 등 메가이벤트를 많이 다녀봤지만 이런 미친 상황은 처음”이라 토로했다.
직원들의 교육도 문제였다. 미디어버스 운전기사는 취재진을 먼저 내려줄 수 있는 상황에서 기어코 주차를 먼저 시도했다. 여러 대의 버스가 좁은 주차장에 뒤엉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경기 시간이 임박했는데 기사는 문부터 열어달라는 요구를 끝까지 묵살했다.
간신히 경기장에 입장했더니 관중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카타르 당국이 당초 경기장 바깥에서 팔기로 했던 맥주를 개막 며칠 전 팔지 않기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
경기장 매점에서 공식후원사 버드와이저의 무알콜 음료를 30리얄(약 11,000원)의 비싼 가격에 팔았다. 콜라 가격의 두 배였지만 인기였다. 맥주를 못 마시는 관중들이 아쉬운대로 무알콜 음료라도 먹으면서 기분을 낸 것. 물론 맥주의 청량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날 승리를 만끽한 에콰도르 팬들은 “우리는 맥주를 원한다”고 외치며 행진을 하기도 했다. 맥주가 없는 축구는 짜릿함도 크게 반감됐다. 
경기 전 첫 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6만여 관중석은 꽉 들어찼다. 하지만 카타르가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지면서 기대감도 깨졌다. 하프타임에 이미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관중들이 많았다. 후반전 중반에는 이미 절반 정도의 관중 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이들도 월드컵에 왔다는 인증샷을 찍은 뒤 조기퇴근하기에 바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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