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개막전 패배가 벤투호에 준 교훈, "WC 무대 베테랑의 필요성" [오!쎈 알코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11.21 05: 15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프레셔에 무너졌다. 개최국 카타르의 패배로 베테랑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카타르 대표팀은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A조 조별예선 1차전 에콰도르와 개막전에서 에네르 발렌시아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면서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개최국 카타르는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이어져온 '개최국은 첫 경기서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징크스를 깨고 월드컵 역사상 첫 번째 1차전 패배 개최국이 됐다.

앞서 21번이 열린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16승 6무(한일월드컵 공동 개최)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월드컵 중에서 개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10 남아공월드컵이 유일하다.
반면 남미 예선 4위로 진출한 에콰도르는 부정 선수 사용으로 로스터 출전 금지와 승점 삭감을 받은 악재를 이겨내고 개막전 승리로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에콰도르는 주장이자 역대 대표팀 최다골인 발렌시아가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면서 편안한 승리를 신고했다. 카타르는 전반 잦은 실수로 자멸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장기 합숙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었던 카타르지만 프레셔에 무너진 모습이었다. 특히 전반 알 베이트 스타디움을 가득채운 관중과 자국의 사상 첫 월드컵 경기라는 무게감이 그들에게는 무거운 족쇄가 됐다. 전반 3분 주전 골키퍼 사드 알 쉬브가 어처구니 없는 펀칭 미스를 저질렀으나 오프사이드로 위기를 넘겼다.
이 장면 이후에도 카타르 선수들의 실수가 이어졌다. 전반 15분 카타르 수비진이 너무 편하게 패스를 허용하자 알 쉬브가 발렌시아를 막기 위해 무리하면서 페널티킥(PK)를 허용했다. 결국 키커로 나선 발렌시아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추가골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31분 카타르 수비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너무 편하게 에콰도르 선수들에게 공간을 허용했다. 올라온 크로스를 발렌시아가 침착하게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두 번째 득점으로 이어졌다. 발렌시아의 기량만큼이나 카타르 선수들의 움직임이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전반전 굳은 모습을 보였던 카타르 선수는 후반전은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으로 에콰도르와 맞붙었다.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카타르 입장에서는 굳어있던 전반의 연이은 실수가 아쉬운 개막전 패배로 이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카타르 선수들의 굳은 모습을 통해서 결국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무게를 알 수 있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경기장에서 의사소통으로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것은 힘들다. 베테랑이면 플레이로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 역시 첫 월드컵 출전이 많다. 강팀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분위기에 휩쓸리면 더욱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카타르의 패배를 통해서 한국 역시 베테랑들의 중요성을 자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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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알코르(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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