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2022 스토브리그의 시작이 이제 불과 이틀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바야흐로 운명의 주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년 전인 지난 2019 스토브리그부터 가히 파격적인 오버페이가 시작됐다. 당시에는 LPL에 2년 연속 롤드컵 타이틀을 내주면서, '선수를 뺏기면 안된다'는 인식이 커졌다. 소위 S급 선수들이 저 마다 새롭게 둥지를 틀거나 팀의 재신임을 얻어내며서 고액 연봉자들의 탄생을 알렸다.
2020 스토브리그와 2021 스토브리그를 거치면서 선수들의 몸 값은 더욱 커졌다. 소위 1티어라 부르는 S급 선수의 상징이었던 억대 연봉은 어느 새 두 자리 숫자가 아니면 만족이 안되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는 '뗄감'이 확실히 부족해진 모양새다. 기존 추세였던 '오버페이' 대신 '선택과 집중, 신예 육성' 등 다른 키워드 들이 업계 분위기를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적어진 예산으로 인해 8년 전 2015시즌 개막을 앞두고 LOL 리그가 휘청였던 '엑소더스'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2022 롤드컵 우승팀 디알엑스도 '엑소더스' 위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T1, 젠지, 담원에 이어 LCK팀으로는 네 번째로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린 디알엑스의 최대 화두는 우승 선수단과 재계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틀을 앞둔 시점에서 '재계약이 됐다'며 들려오는 소식은 전무한 상황이다.
'킹겐' 황성훈, '표식' 홍창현, '제카' 김건우, '데프트' 김혁규, '베릴' 조건희 등 주전 5인방 전원이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미라클 런'의 주역으로 불리는 '데프트' 김혁규와 '제카' 김건우는 벌써부터 역대 최고 금액까지 점쳐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인 만큼 대폭적인 몸 값 상승은 당연하다는 것이 분위기다.
여기에 현재 시장에는 "LCK 팀 뿐만 아니라 해외 팀에서도 롤드컵 우승 멤버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즉 원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인 오는 21일 오전 8시 59분까지 도장 내지는 사인을 받아내지 못할 경우 이들은 시장에 풀리게 된다. 풀린 선수들이 다시 디알엑스의 손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다. 고작 이틀 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셈이다.
OSEN은 먼저 디알엑스측에 2022 스토브리그 관련 진행 상황을 문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회신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입장만이 답변으로 돌아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알엑스가 FA 대상 선수들을 상대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선'에서 협상을 시작했다는 분위기만 전했다. 결국 19일과 20일 서로가 생각하는 구체적인 금액이 테이블 위에서 오고갈 전망이다.
역대 롤드컵 우승팀들 중 '엑소더스'로 체면을 구긴 경우는 2014 롤드컵 우승팀인 삼성 뿐이었다. 2015 SK텔레콤은 '마린' 장경환, 2016 SK텔레콤은 '듀크' 이호성, 2020 담원은 '너구리' 장하권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이외 주전 대부분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3년 SK텔레콤, 2017년 삼성은 선수 전원과 재계약 하면서 엑소더스를 방지했다.
디알엑스가 앞으로 남은 이틀의 시간 동안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