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1, 올림피아코스)와 조규성(25, 전북 현대)의 경쟁 구도는 서로에게 득이 된다. 자극제가 돼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전방 공격 자원’ 조규성은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의조 형과) 같은 포지션이라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있다. 힘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조규성은 한국시간으로 21일 막을 올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공격을 가장 앞에서 이끌 자원이다. 포지션이 황의조와 겹치지만 올 시즌 K리그1에서 보여준 대단한 활약으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2022시즌 K리그1 31경기에서 17득점을 기록, 득점왕을 차지했다.
반면 황의조는 월드컵에서 반전을 보여줘야 할 만큼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폼이 좋지 않았다. ‘골 침묵’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황의조는 올여름 프랑스 보르도를 떠나 잉글랜드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한 뒤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됐으나 골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경기 통틀어 13경기에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당연히 경험치에선 꾸준히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던 황의조가 앞선다.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황의조의 선발 출격을 예상하는 분석이 더 많은 이유다.
황의조의 마무리 능력이 날카롭지 않다고 판단되면 파울루 벤투 감독은 조규성을 교체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혹은 지난 4일 안와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손흥민이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하면 황의조와 조규성이 투톱으로 나서는 루트도 있다.
어떤 방향이든 두 선수가 경쟁을 해야 하는 구도에는 변함이 없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경쟁 분위기 속 ‘날’을 세우기보단 상부상조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카타르 현지에서 꾸려진 기자회견에 나선 황의조는 “공격수라는 자리는 늘 경쟁이 있는 자리다. 규성이도 좋은 컨디션으로 준비하고 있다. 결과를 얻은 것 같아서 기쁘다. 경쟁자로서 준비를 잘해서 경기장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조규성 역시 “(황)의조 형과 운동 외적으로 웃으면서 서로 생활은 어땠는지 편안하게 이야기한다. 운동장에서 솔직히 저는 경쟁자보다 팀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웃으면서 어떤 플레이가 편한지 이야기한다. 같은 포지션이라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있다. 힘을 받는다. 저도 의조 형이 실수해도 ‘그래도 형이 최고’라고 응원하고 있다. 좋은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했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서로 힘을 주고, 또 힘을 얻고 있다. 이상적인 경쟁 구도다. 서로의 실력을 최대한 수면 위로 이끌 수 있는 최상의 방식이다.
더불어 조규성은 K리그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을 월드컵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컨디션이 너무 좋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그런 걸 떠나서 즐기게 된다. 자신감도 너무 좋다. 월드컵에서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