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가 67만 원? 비싸서 살게 없다!’ 카타르 쇼핑몰 미친 물가 체험기 [도하통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11.18 18: 03

비싸도 너무 비싸다. 카타르 쇼핑몰에서 살 게 없다.
전세계인들의 축제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회가 개최되는 카타르의 수도 도하는 월드컵 열기로 뜨겁다. 거리에서 온통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카타르는 국민당 GDP가 6만 2100달러로 부호국이다. 산유국이지만 생필품은 거의 생산하지 않고 수입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물가가 많이 비싼 편이다.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카타르 사람들은 부호가 많다. 하지만 나머지 90% 외국인들은 노동자들이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점원들도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였다. 여성들은 노출이 있는 옷을 착용하면 안된다. 대신 남자들은 반바지에 슬리퍼차림으로 돌아다녀도 된다.
기자가 점심도 해결하고 쇼핑도 할겸 도하에서 큰 쇼핑몰 중 하나인 ‘시티센터도하’를 방문했다. 맞은편 카타르 교통부 빌딩에 손흥민의 대형사진이 기분 좋게 반겨줬다.
일단 먹는 것부터 비싸다. 카타르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면 보통 50리얄(1만 8288원) 정도는 든다.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오르긴했지만 카타르가 훨씬 더 비싸게 느껴졌다. 카타르에도 스타벅스가 있는데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다. 맥도날드에서는 음료수 리필까지 해줬다.
마트에 가서 고기, 야채 등 식재료를 사면 한국보다 싸다. 특히 양고기는 한국보다 훨씬 맛있는데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한국사람들에게 인기메뉴다. 마트에 장을 보러가서 숙소에서 밥을 해먹는 취재진이 많다.
월드컵 분위기를 느끼려 스포츠매장으로 향했다. 월드컵 공식스폰서 아디다스 매장에서 기념품을 팔았다. 그런데 월드컵 기념 반팔티 한 장에 280리얄(약 10만 원)이라 눈을 의심했다.
심지어 4년전 나온 구형모델을 팔고 있었다. 2018년에 나온 울트라부스트 제품이 810리얄(약 29만 원)로 가격이 사악했다. 기자는 똑같은 모델을 미국 아울렛에서 40달러(약 5만 2660원)에 구입했다.
나이키도 비슷했다. 한국과 똑같은 제품인데 가격은 2-3배가 더 비쌌다. 에어포스1로우의 가격이 679리얄(약 24만 5천원)로 한국보다 10만원 이상 비쌌다. 한국에서 이미 아울렛으로 향한 농구화 ‘르브론19’의 가격이 949리얄(약 35만 원)이었다. 한국에서 국민신발인 덩크 로우 범고래는 67만 원에 팔았다. 신제품 르브론 20은 아예 없었다. 
점원에게 “똑같은 제품인데 가격이 왜 이리 비싸냐? 혹시 여기는 부자들만 오는 매장인가?”라고 물었다. 점원은 “카타르는 원래 이렇게 판다. 우리도 정해주는 가격대로 파는 것이다. 카타르 사람들은 가격표를 잘 보지 않는다”며 웃었다.
축구매장에는 전세계 대표팀의 유니폼이 다 있었다. 나이키가 제작한 카타르축구대표팀 유니폼은 약 17만 원이었다. 기념품으로 살까 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내려놨다. 한국대표팀 제품도 있었는데 매진이 됐다고 한다.
카타르에서 일주일 지내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다만 양갈비에 맥주 한 잔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호텔 바에서만 음주가 허용되는데 병맥주 한 병에 40리얄(약 1만 5천 원)이다. 소주 한 병은 60리얄(약 2만 1690원)이었다. 위스키, 와인 등 다른 술은 300리얄(약 11만 원)이 가뿐하게 넘었다.
무알콜 맥주를 팔긴 하지만 너무 맛이 없었다. 이번 출장은 음주 없이 건전하게 보내기로 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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