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덴마크가 모였다. 여기에 아시아 강호 호주, 빠르고 강한 튀니지도 있다.
'세계인의 축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광스러운 대회는 A조 1차전 '개최국' 카타르와 남미 '복병' 에콰도르의 맞대결로 그 막을 올린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C조를 그대로 옮겨놓은 D조다. 당시 C조는 우승팀 프랑스를 비롯해 덴마크, 호주, 페루로 편성됐다. 이번에는 페루 대신 튀니지가 자리를 채웠다.
■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를 깨야 한다...프랑스
프랑스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에 성공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덴마크, 세네갈, 우루과이와 함께 A조에 속하며 다시 높은 성적을 노렸던 프랑스지만, 결과는 충격적인 조 최하위 탈락이었다. 덴마크와 세네갈이 16강으로 향했다.
프랑스는 지난 2018 러시아 대회 당시 16강에서 아르헨티나(4-3), 8강에서 우루과이(2-0), 준결승에서 벨기에(1-0)를 꺾었고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까지 4-2로 제압하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표팀은 당시보다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수 밸런스가 완벽에 가깝고 디디에 데샹 감독은 여전히 팀을 이끌고 있다. 만 18세의 나이로 공격을 이끌었던 킬리안 음바페(PSG)는 만 23세가 되며 날카로움에 노련함을 더했다.
하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크로아티아, 덴마크, 오스트리아와 함께 구성된 UEFA 네이션스리그 그룹1에서 치른 6경기 중 승리는 단 1경기다. 지난 6월 치른 덴마크(1-2 패배), 크로아티아(1-1 무승부), 오스트리아(1-1 무승부)와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으며 프랑스 홈에서 맞붙은 크로아티아와의 2번째 경기에서는 답답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며 0-1로 졌다.
9월 치른 오스트리아와의 5차전에서는 2-0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을 앞두고 기세를 끌어 올리는가 싶었지만, 3일 뒤 치른 6차전 덴마크에 0-2로 패배하며 조 3위로 밀려났다. 여전히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3강'으로 꼽히며 애써 '우승팀 징크스'를 외면하고 있는 프랑스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 '기적' 필요한 호주, '사커루'는 이변을 노린다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한 호주는 지난 6월 페루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카타르행 막차를 탔다. 예선 첫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어느 때보다 편안한 최종 예선을 예고했지만, 4차전 일본에 1-2로 패배한 뒤 급격히 흔들렸다. 마지막 2경기에서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를 모두 잡아내며 간신히 3번째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도 고전한 호주의 16강행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미리 예방주사를 맞아가며 가까스로 카타르행에 성공한 선수들의 사기는 남다르다. 지난 2018년부터 대표팀을 이끌었던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호주를 보다 젊은 팀으로 변화시켰고 점유율 위주의 축구에서 확실한 '선 수비 후 역습'으로 그 모양새를 바꿨다. 또한 양쪽에서 올라오는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는 호주의 한 방을 책임지는 무기다.
월드컵을 앞두고 호주는 9월 '이웃 주민' 뉴질랜드와 2차례 평가전을 치를 뿐 별다른 평가전을 치르지 못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프랑스, 그 프랑스를 상대로 승리를 맛본 덴마크를 상대해야할 호주가 이렇다 할 예방주사를 맞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 '다크호스' 중 최고...덴마크
월드컵에서는 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다크호스가 있어왔다. 2002년 대한민국이 그랬고 2014년 코스타리카가 그러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는 크로아티아가 결승에 오르는 예상 밖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많은 이들이 세상을 놀라게 할 '다크호스'를 꼽았다. 대표적으로 개최국 카타르와 젊음으로 무장한 미국, 북중미 예선 1위의 캐나다, 대한민국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큰 이들은 덴마크다.
덴마크는 유럽 예선 F조 최종전에서 스코틀랜드에 패배하기 전까지 9경기 연승 행진을 달렸다. 독일에 이어 2번째로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게다가 이 10경기에서 30골을 몰아치는 동안 내준 실점은 3점에 불과하다.
조편성까지 도와줬다. 1강 프랑스를 제외하고 튀니지, 호주는 모두 승리가 예상되는 상대다. 게다가 네이션스리그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특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덴마크이기에 조 1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남다르다. 지난 2021년 6월 UEFA 유로 2020 대회 당시 심정지로 쓰러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폼을 한껏 끌어 올렸다. 여기에 최전방을 책임지는 예스페르 린스트룀, 미켈 담스고르, 에릭센과 함께 중원을 맡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토마스 딜레이니, 골문을 지킬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까지 스쿼드의 질 자체도 나쁘지 않다.
■ 강력한 수비로 무장한 튀니지, 날카로운 한 방은 '덤'
북아프리카의 강호로 자리매김한 튀니지가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지난 3월 말리를 상대로 한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카타르행에 성공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에 둔 철저한 롱볼 축구로 성과를 낸 튀니지다.
튀니지는 명확한 장단점을 가진 팀이다. 버티는 힘이 강하지만, 공격은 단조롭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이 뚜렷하고 뛰어난 운동 능력을 보여주지만, 이를 전술로 녹여내기엔 부족했다.
6번째 월드컵 출전이지만, 조별리그 통과 경험이 없다는 것도 큰 단점이다. 여기에 확실한 해결사가 없고 중원의 창의성도 부족하다. 하지만 단단한 수비로 버틴 뒤 날카로운 측면 공격으로 득점을 만든다면 상대를 곤란에 빠뜨리기 충분하다.
튀니지가 이번 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키기 위해선 덴마크와 1차전이 중요하다. 두 팀은 지난 2002년 5월 마지막으로 맞붙었고 20년이 지난 현재 정반대의 스타일을 갖춘 팀이 됐다. 조 1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덴마크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 D조 경기 일정
1라운드
11월 22일 오후 10시 덴마크 vs 튀니지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11월 23일 오전 4시 프랑스 vs 호주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2라운드
11월 26일 오후 7시 튀니지 vs 호주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11월 27일 오전 1시 프랑스 vs 덴마크 (도하, 스타디움 974)
3라운드
12월 1일 오전 0시 튀니지 vs 프랑스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12월 1일 오전 0시 호주 vs 덴마크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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