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투혼’을 불사한 손흥민(30, 토트넘)이 카타르 입성 첫 날부터 단체훈련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16일 새벽(현지시간) 하마드 국제공항을 통해 카타르에 입국했다. 손흥민의 합류로 벤투호는 비로소 완전체가 됐다. 곧장 호텔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그는 다음 날 대표팀의 단체사진 촬영과 오전훈련에 임했다.
주장 손흥민은 유니폼을 입고 사진촬영이 끝난 뒤 코칭스태프의 도움으로 토트넘에서 공수한 특별제작 마스크를 착용했다. 검은색의 마스크는 손흥민을 위해 맞춤으로 제작됐다. 마스크를 쓴 손흥민은 패스와 슈팅 등 기본적인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손흥민은 25분 정도 훈련을 한 뒤 김진수, 황희찬과 함께 개인훈련으로 전환했다.
오전훈련을 모두 마친 손흥민은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모든 관심이 손흥민의 마스크 착용에 모아졌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마스크를 쓰고 훈련한 소감은?
오기 전부터 구단에서 계속 훈련을 따로 진행했다. 볼을 찼었다. 오늘 첫 훈련할 때 구단에서 하던 것과 똑같았다. 계속 구단과 대표팀이 소통했다. 오늘도 크게 다른 느낌없이 훈련을 잘 소화했다.
- 부상 전과 비교해 현재 컨디션은?
사실 경기를 계속 치러왔다. 겨울 시즌까지 빠짐없이 경기를 치렀다. 운동을 쉰 것은 열흘 밖에 안됐다. 컨디션에서 오히려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술이라는 것이 몸을 많이 망치는 일이다. 수술도 잘됐다. 수술한 상태에서 회복하는 단계다. 몸상태는 크게 문제는 없다.
- 의료진 회복 예상은? 출전 가능한가?
지금 어떤 말씀을 드릴지는 어려운 부분이다. 제가 의사가 아니다. 알 수 있었다면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다. 답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축구선수라면 리스크를 안고 가야한다.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뛰어야 할 때가 있다. 다칠 수 있는 리스크는 어디까지나 있지만 이 자리에 왔다. 경기를 다 뛸 수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매일매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업데이트 하겠다.
- 전력질주 가능한가? 공이 머리쪽으로 온다면 심리적 위축이 있나?
아직 공을 헤딩할 정도는 아니다. 헤딩을 해보지도 않았다. 어떻게 보면 수술한지 열흘 지났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뛰는데는 사실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소속팀에서 훈련해서 카타르 오기 전전날에 훈련했다. 거기서도 스프린트까지 진행했다. 크게 문제는 없이 잘 진행됐다. 뛰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 마스크 쓰고 계속 만졌는데 착용감은?
생각보다 편해서 나쁘지 않았다. 영국에서 쓸때와 조금 달랐다. 날씨 때문에 영국에서 더 편한 상태로 착용했다. 날씨가 덥다보니 땀이 많이 흐르는 것 빼고는. .계속 만지는 이유가 얼굴 형태가 바뀌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부기가 빠지고 붓고 한다. 얼굴에 맞추려다보니 계속 마스크 맞추고 있다. 생각보다 너무 편안해서 다행이다.
- 마스크는 카본 재질인가? 몇 개 가져왔나?
비밀인데…좋은 재질 카본으로 엄청 가볍다. 찼을 때 단단하고 충격을 보호해줄 수 있다. 상당히 가벼워서 놀랐다. 충분히 여유분은 있다. 부러질 일도 없다. 부러지면 사실 제 얼굴이 어떻게 되겠쬬? 부러지지 않기를 바라고 여유분 충분히 있다. 얼굴형태가 다르니까 디테일 다를 수 있다. 착용하면서 어떤 것이 편한지 보고 착용하겠다.
- 전 월드컵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모든 월드컵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마음 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안다. 월드컵이 세 번째다. 그래도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이다. 하지만 마음보다 더 잘 준비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미래는 볼 수 없으니까 지금 첫 경기까지 마지막 경기까지 제 에너지와 실력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서 우리가 출전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 가장 큰 목표다.
- 토트넘 동료 벤탄쿠르가 도발을 했는데?
특별한 말은 없었다. 워낙 친한 선수다. 대표팀에 오기 전에 컨디션 유지하고 있었다. 농담으로 살살하라고 했다. 웃으면서 서로 다치지 말고 잘하자고 했다. 동료로서 할 수 있는 말을 했다. 좋은 친구고 실력에서는 말할 것도 없는 좋은 선수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다.
- 혹시라도 뛰지 못할까봐 팬들의 우려 많은데?
무리라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다. 무리가 될 수도 있다. 팬들이 보기에. 제가 리스크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축구선수는 항상 리스크를 감수하고 뛴다. 감수는 제가 한다. 팬들이 더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그 정도 리스크를 충분히 가져가야 한다.
- 도하 시내의 손흥민 전면사진 봤나?
저는 사실 사진으로 봐서 알았다. 이렇게 될 거라고 미리 알았다. 어제 늦게 와서 커튼이 닫혀 있었다. 제 방에서 보인다고 해서 봤다. 잘 보이더라. 운이 좋게 제 거만 보였다. 기분 좋았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른다.
- 벤투 감독과 동료들의 말은?
제일 많이 들은 말은 괜찮냐는 말이었다. 선수들도 어떤 상황인지 몰랐다. 반겨주는 분위기였다. 기분이 좋았다. 어디가서 누구에게 환영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감독님이 매일 상황봐가면서 진행하자고 하셨다.
- 예비선수 오현규에게 조언을 한다면?
현규 입장에서 실망스러울 수 있다. 기분 좋게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 제가 뛸 수 있는 상황인지 모른다. 현규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될거라 생각한다. 아직도 미래가 창창한 선수다. 자기 포지션의 선수를 보면서 배우고 같이 느낄 것이다.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 소중한 기억을 얻어가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현규가 잘 할 것이다. 가장 많은 것을 얻어갈 현명한 친구이길 바란다.
- 수술 후 SNS에 1%의 가능성이라도 출전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사실 많은 상황을 생각했다. 저는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래도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1%보다 더 낮은 %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만 보고 달려갈 것 같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