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1, 마요르카)이 월드컵 무대를 누빌 수 있을까. '한국 축구 레전드' 안정환은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안정환19’를 통해 사견임을 전제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이번 월드컵에서) 기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지난 12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한국의 카타르월드컵 최종 26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9월 A매치 전까진 이강인은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1년 6개월가량 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일본 원정 평가전(0-3 패) ‘제로톱’ 자원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본래 포지션이 아니기에 어색한 경기력만 내비친 이강인은 그 후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랬던 이강인은 올 시즌 소속팀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고속 성장한 것을 바탕으로 9월 A매치 소집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당시 평가 2연전에 단 1분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소속팀으로 돌아가 여전히 좋은 폼을 보여주면서 이강인은 카타르로 향하는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2022-2023시즌만 놓고 보면 이강인의 커리어는 대단하다. 8월 중순 개막한 라리가 전경기에 출장했다. 14경기에 나서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과 대조적이다. 2021-2022시즌 30경기에 나서 1골 2도움 성적표를 남겼던 이강인은 올 시즌 그 절반 경기를 소화했지만 벌써 2골을 넣었다.
확실한 주전인 그는 라리가 3라운드와 11라운드, 2차례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정환은 극강의 폼을 자랑하는 이강인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이유는 벤투 감독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란 것.
안정환은 “벤투 감독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벤투 감독은) 굉장히 고집이 세다”면서 “개인적인 생각인데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색깔에 이강인이 안 맞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강인을 (월드컵 경기에) 기용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강인을 꼭 뽑아야 하는 쪽의 입장이다. 왜냐하면 다음 세대 월드컵 준비도 해야 하고, 또 실력도 출중하고 폼도 이강인이 많이 올라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기용되지 못했을 때 이유를 안정환은 분석했다. 그는 “아무리 잘하더라도 한 선수를 위해 팀 전술을 바꿀 수는 없다. 스트라이커라면 전술의 변화가 가능하지만 이강인은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선수를 위한 전술의 변화를 가져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안정환은 “지금은 이런 거 저런 거 따지는 거 보다 이미 (이강인이) 선발이 됐고, 결정이 났기 때문에 명단에 변화는 있을 수 없다. 지금은 응원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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