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개최국 카타르가 '개최국의 축복'을 맛볼 수 있을까.
'세계인의 축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광스러운 대회는 A조 1차전 '개최국' 카타르와 남미 '복병' 에콰도르의 맞대결로 그 막을 올린다.
A조는 카타르를 비롯해 에콰도르와 세네갈, 네덜란드로 구성된 '혼돈의 조'다. 네덜란드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나머지 3국가가 다른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 개최국 카타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카타르다. 일반적으로 개최국은 월드컵에서 행운을 누린다. '개최국의 축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첫 번째 대회부터 2018 러시아 대회까지 총 21번의 월드컵 중 개최국이 4강에 진출한 사례는 총 13번이나 된다.
카타르의 장점은 수년간 다져진 팀워크다. 짧은 패스로 풀어가는 스타일을 익혔다. 2022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직후 선수 육성 등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했고 2019 아시안컵 우승에 성공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여기에 홈 어드밴티지와 아크람 아피프, 알모에즈 알리, 하산 알 하이도스가 이끄는 공격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의 축을 마련했다.
카타르는 월드컵 직전 치른 FIFA 아랍컵과 골드컵 당시 철저한 협력 수비로 상대 공경을 막아냈다. 구역을 나눠 수비 블록을 구축한 후 빠른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 역습으로 연결했다.
물론 어려움도 존재한다. 네덜란드는 물론 세네갈, 에콰도르는 카타르 입장에서 전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여기에 강팀 상대로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악재로 다가온다. 또한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뚜렷한 수비 중심 전술에서도 2022년 치른 9경기에서 총 9골을 내줬다. 특히 크로아티아 U-23 팀, 캐나다를 상대로는 각각 3골과 2골을 내주며 약점을 노출했다.
■ 남미의 스피드, 에콰도르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8년 만의 월드컵이다. 승점 26점(7승 5무 6패)을 기록하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에 이어 월드컵 남미 예선 4위로 월드컵 본선에 합류한 에콰도르다.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에콰도르는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빠른 팀으로 변화했다. 강점은 역시 빠른 공수 전환이다. 피에로 인카피에, 페르비스 에스투피냔, 모이세스 카이세도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30을 넘지 않았다. 여기에 에네르 발렌시아, 로베르토 아르볼레다 등 베테랑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았다.
물론 약점도 존재한다. 빠르고 역동적인 공격 전환 속도를 내세운 에콰도르지만, 수비 뒷공간을 자주 허용한다. 또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만큼 월드컵이라는 대회에서 '경험 부족'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
경험 부족 문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드러났다. 에콰도르는 코너킥을 비롯한 데드볼 상황에서 경기당 3회의 상대 헤더를 허용하며 실점에 가까운 장면을 보여줬다.
■ 에이스 마네의 '부상'...극복해야 하는 세네갈
세네갈은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성공했다. 토고, 나미비아, 콩고 공화국과 H조에 속해 아프리카 예선을 치른 세네갈은 6경기에서 5승 1무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 3월 이집트와 치른 월드컵 3차 예선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 승부차기 끝에 월드컵으로 향했다.
문제가 생겼다. 세네갈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사디오 마네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마네는 지난 9일 치른 베르더 브레멘과 리그 경기에서 부상당했고 당시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마네의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마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표팀에 승선했다. 세네갈 축구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세네갈은 26인 최종 명단에 마네를 포함해 월드컵에 동행하기로 결정내렸다. 또한 부상 정도를 살핀 후 1경기라도 출전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네를 필두로한 세네갈은 아프리카를 넘어 월드컵에서 높은 성적을 낼 팀이라고 평가받았다. 마네는 최전방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활약하며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주로 20대 선수들로 구성된 세네갈은 강력한 측면 공격과 빠른 공수 전환을 무기로 월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마네의 컨디션에 따라 좌우되는 경기력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여기에 마네의 출전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 세네갈은 에이스의 부재를 극복해야만 한다.
물론 기회는 있다. 마네의 존재가 절대적이기는 하나 셰이크 쿠야테, 이드리사 게예가 중원을 지키며 이스마일라 사르, 파프 사르 역시 젊음을 무기로 세네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 과거 영광 재현을 노리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던 네덜란드, 하지만 그 황금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유로 2016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두 실패했고 유로 2020 역시 16강에 머물며 영광 재현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명성을 되찾고자 한다. 터키, 노르웨이, 몬테네그로, 라트비아, 지브롤터와 치른 유렵 예선 G조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도 벨기에, 폴란드, 웨일스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겨뤄 리그A 그룹4에서 1위에 올랐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를 이끌었던 루이 반 할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 자리에 복귀한 뒤 팀에 점유율 축구를 이식했다. 예선 내내 평균 73%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고 멤피스 데파이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또한 확실한 주전 골키퍼가 없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지만, '39세'의 노장 렘코 파스베이르가 등장하며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에 버질 반 다이크, 네이선 아케, 위리엔 팀버, 마티아스 더 리흐트 등 뛰어난 수비수들이 뒷문을 책임진다.
중원에는 프렝키 더 용, 조르지오 베이날둠, 공격에는 루크 더 용, 스티븐 베르흐바인, 데파이 등 약점이 없어 보이는 스쿼드지만, 찾아보면 구멍이 있다. 바로 세트피스 수비다. 유로 2020과 네이션스리그에서 네덜란드의 주요 실점은 세트피스 장면에서 나왔다.
■ A조 경기 일정
1라운드
11월 21일 오전 1시 카타르 vs 에콰도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
11월 22일 오전 1시 세네갈 vs 네덜란드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
2라운드
11월 25일 오후 10시 카타르 vs 세네갈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
11월 26일 오전 1시 네덜란드 vs 에콰도르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3라운드
11월 30일 오전 0시 에콰도르 vs 세네갈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11월 30일 오전 0시 네덜란드 vs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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