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페레이라(35, 브라질)이 이스라엘 아데산야(33, 나이지리아-뉴질랜드)를 5라운드 펀치 TKO로 물리치고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킥복싱에서의 2승 포함 세 번째 승리로 아데산야의 ‘통곡의 벽’이 됐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281: 아데산야 vs 페레이라 메인 이벤트에서 페레이라는 5라운드 2분 1초에 아데산야를 펀치 연타로 제압했다.
악연을 끊어내는 듯했다. 아데산야는 경쾌한 타격과 그래플링으로 페레이라에 앞서나갔다. 1라운드 막판에는 오른손 펀치에 이은 왼손 훅으로 페레이라를 KO직전까지 몰고 갔다. 공이 울리지 않았더라면 피니시가 나올 뻔했다.
악연을 끊어내는 듯했다. 아데산야는 경쾌한 타격과 그래플링으로 페레이라에 앞서나갔다. 1라운드 막판에는 오른손 펀치에 이은 왼손 훅으로 페레이라를 KO직전까지 몰고 갔다. 공이 울리지 않았더라면 피니시가 나올 뻔했다.
페레이라는 2라운드 바로 회복해 나왔다. 그저 터미네이터처럼 묵묵히 앞으로 전진했다. 강력한 잽을 맞히고, 헤드킥까지 성공시켰다. 마지막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아데산야가 승기를 굳혀갔다. 아데산야는 페레이라의 킥을 캐치해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손목을 제압하며 4분가량을 상위에서 컨트롤했다.
처음으로 격렬한 그래플링 공방을 경험한 전 킥복싱 챔피언 페레이라는 눈에 띄게 지쳐 보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MMA 경험이 많은 아데산야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페레이라의 패색이 짙어졌다. 4라운드 종료 후 페레이라의 코너에서는 무조건 KO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결국 기적이 일어났다. 5라운드 페레이라에게 킥 체크를 당한 아데산야는 고통스러워하며 한 바퀴 굴렀다. 결국 다리가 땅에 붙은 아데산야는 철창 근처에서 페레이라의 오른손 펀치를 맞고 흔들렸다. 이어진 어퍼컷과 왼속 훅에 아데산야는 다리가 풀렸다. 기회를 잡은 페레이라의 연타가 이어지자 레퍼리는 결국 경기를 중단했다. 아데산야의 미들급 첫 패배였다.
킥복싱 두 체급 챔피언에 이어 UFC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한 페레이라는 감격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기쁘다. 이 순간을 위해 평생을 훈련해왔다. 트래시 토크를 해서 미안하다. 아데산야의 머리를 헤집어 놔야 했다. 내가 5라운드를 소화하지 못할 거라고 한 사람들은 지금 내가 해낸 걸 봐라. 다음 도전이 준비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데산야는 TKO 판정에 항의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페레이라가 5라운드를 가져갔겠지만 난 챔피언 벨트를 지켰을 거다”고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즉각적인 리매치를 요구했다. 그는 “이번이 10개월 새에 치른 세 번째 경기였다. 매번 싸울 때마다 질 위험을 걸고 싸운다. 가끔 한 번씩 싸우며 퍼레이드나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챔피언이 되기 위해 챔피언 벨트를 걸었다”며 리매치 자격이 있음을 강변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역시 이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즉각적 리매치를 배제하지 않겠다. 아데산야는 망설이지 않고 이 경기를 받았다”며 “챔피언으로서 아데산야와 그의 업적을 존중해야 한다”고 바로 2차전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드러냈다.
페레이라는 “누구든지 UFC가 붙여주는 상대와 싸우겠다”고 반응했다.
코메인 이벤트에서는 장웨일리가 1년 7개월 만에 챔피언 벨트를 탈환했다. 장웨일리는 2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에스파르자를 제압했다.
도전자는 경기 시작부터 챔피언을 거칠게 압박했다. 장웨일리의 하이킥을 에스파르자가 캐치해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장웨일리는 오히려 에스파르자의 백을 잡고 적극적으로 그래플링 공방으로 들어가 챔피언을 긴장시켰다.
2라운드 시작 직후 장웨일리는 라이트 펀치와 보디킥으로 에스파르자를 공격했다. 충격을 입은 에스파르자는 다급하게 테이크다운을 걸어 장웨일리를 그라운드로 데려갔다. 하지만 장웨일리는 빠져나온 뒤 바로 에스파르자의 백포지션을 장악했다. 이어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에스파르자의 항복을 받아냈다.
장웨일리는 “꿈만 같다. 타이틀을 잃은 뒤 매일 밤낮 이 순간을 꿈꿨다”며 감격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실패를 겪는다. 하지만 절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계속 하다 보면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최승우(30)는 마이클 트리자노(30, 미국)에 1라운드 TKO로 무너지며 3연패 늪에 빠졌다. 트리자노는 디 얼티밋 파이터(TUF) 27시즌 라이트급 우승자다.
경기는 예상대로 화끈했다. 두 선수는 시작부터 중앙에서 맞붙었다. 그러다 동시에 레프트훅을 적중시켜 더블 녹다운이라는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둘은 빠르게 다시 일어나 전열을 재정비했다.
트리자노는 레프트훅에 잽 카운터를 걸어 다시 한번 최승우를 녹다운시켰다. 트리자노가 그라운드로 따라 들어가 해머피스트로 공격했지만 최승우는 일어났다.
이번엔 최승우의 차례였다. 오른손 오버핸드훅을 맞히며 점점 분위기를 잡아갔다. 이어서 레프트훅이 들어갔고 트리자노는 다리가 풀리며 뒷걸음질쳤다. 최승우가 거칠게 연타를 날리며 따라 들어갔지만 트리자노는 회복해냈다.
격렬한 난타전이 이어지자 관중들은 열광했다.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는 SNS를 통해 "이 시합이 마음에 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1라운드 종료 약 11초를 남겨놓고 승부가 났다. 최승우의 계속된 왼손 훅 선제타에 타이밍을 읽은 트리자노가 레프트훅으로 받아 쳤다. 바닥으로 쓰러진 최승우는 몸을 웅크린 채 후속타에 반응하지 못했고 레퍼리는 경기를 중단시켰다. UFC 페더급에서 활약 중인 최승우는 이로써 3연패를 기록했다. UFC 통산 전적은 3승 5패다.
트리자노는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최승우는 용맹한 상대였고, 매치메이커들이 대진을 잘 만들었다. 내가 원한 건 바로 이런 시합이었다. 난 터프한 싸움을 원한다. 터프한 도전이 날 성장하게 한다. 오늘 경기가 굉장히 힘들 거란 걸, 하지만 내가 지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고 2연패를 끊어낸 소감을 전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U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