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선수들과 함께 미래를 꿈꿔 행복", 박재석 쉐도우 대표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2.11.13 20: 01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은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롤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한 디알엑스가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T1을 꺾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다. 
LCK 대표 선발전부터 소위 약세라는 예상을 깨고 기적의 행보를 달려왔던 디알엑스의 행보를 전문가들과 팬들은 '미라클 런'이라고 불렀고, 그들은 자신들의 기적을 세계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롤드컵 무대 마지막 관문이었던 결승전까지 연달아 이어오면서 완성시켰다. 
아울러 지난 2013년 데뷔했던 '데프트' 김혁규가 6전 7기의 도전 끝에 정상에 오르면서 그간 꿈꿔왔던 '원피스'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 외에 또 다른 볼거리는 결승전에 나섰던 T1의 '오너' 문현준, 디알엑스의 '킹겐' 황성훈, '제카' 김건우, '베릴' 조건희의 활약이었다. 소속팀은 다르지만 결승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너' 문현준은 신기에 가까운 강타 스틸로 오브젝트 버프를 가로채면서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게 만들었고, 첫 참가한 롤드컵에서 '로열로더'에 등극한 '제카' 김건우는 세계 최정상급 미드 라이너로 발돋움했다. 4, 5세트 아트록스로 디알엑스 우승의 일등공신이 된 '킹겐' 황성훈은 결승 MVP에 선정됐다. 5세트 바드 서포터로 결승전의 보는 재미를 더욱 쫄깃하게 만들었던 '베릴' 조건희 역시 2회 우승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들의 활약에 체이스 센터에 모인 1만 6000 팬들과 중계를 지켜본 e스포츠 팬들을 손에 땀을 쥐는 재미와 함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오너' 문현준과 '킹겐' 황성훈, '제카' 김건우, '베릴' 조건희까지 이들은 소속팀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e스포츠 에이전시 쉐도우코퍼레이션(이하 쉐도우)에 소속된 선수들이다. 결승전이 열린 샌프란시스코 현지로 한달음에 날아온 쉐도우 박재석 대표는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를 둔 부모의 마음으로 결승전을 지켜봤다. 
지난 7월 LCK 프랜차이즈는 그동안 제도화 되지 않았던 e스포츠 에이전트를 제도권으로 편입시켰다. 1차 자격심사와 의무 과정인 세미나를 거쳐 지난 달 21일 LCK 공인 에이전트 62명이 탄생했다. LCK 공인 에이전트로 활동 자격을 얻은 이들은 앞으로 1년간 공인 에이전트로 활동하게 된다. 
LCK LPL LCS까지 다양한 지역서 코칭스태프로 일했던 박재석 대표가 본격적으로 에이전트의 세계에 뛰어든 것은 2020시즌을 앞둔 2019년 말. 물론 그 이전에도 제자들이 지인들의 요청을 받아 계약 진행을 살펴봐 준적이 있지만, 그 일이 '에이전트'라는 직업으로 굳혀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계약 진행을 도와주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박대표 또한 '에이전트'라는 역할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됐고, 진지하게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벌써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을 입버릇 처럼 한다. 업계가 그를 지켜보는 시각은 메이저리그 빅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에 가깝지만 그는 조르제 멘데스를 자신의 멘토로 삼고 있다. 축구 교실과 클럽 유스팀에 발품을 팔아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했던 멘데스의 일화를 그는 자신의 에이전트 방향성으로 삼고 있었다. 
박재석 또한 아카데미팀을 운영하면서 유망주 발굴에 힘을 쓰고 있다. 운영 팀 중 하나인 배틀리카 쉐도우는 지난 9월 열린 ‘LCK 아카데미 시리즈’ 6회차서 준우승을 거두면서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에이전시로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선수들과 팀이 모두 윈윈하는 그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에이전트가 되고 싶습니다. 아카데미도 그 일환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도 있지만, 일부 친구들은 나이가 좀 많기도 해요. 십대 후반이나 이십대 초반 친구들이죠. 프로가 되고 싶은 모든 친구들의 꿈에 도움이 되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
선수들을 돕고 싶었던 마음이 계기였지만, 박재석 대표는 이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최근 20년 전에 만났던 인연들을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반가우면서도 신기하더라고요. 함께 스타크래프트 대학이라는 콘텐츠를 하면서인데요. 저를 돌아보기도 했고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LOL을 통해 맺게 된 인연들도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편하게 밥도 먹고 같이 웃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선수들과 함께 미래를 같이 꿈꾸는 사람이라는게 행복할 뿐입니다. 쉐도우코퍼레이션도 미래를 행복하게 꿈꾸는 그런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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