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렀다. 하지만 희망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최종 평가전에서 송민규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한국은 시종 아이슬란드를 몰아붙였다. 선제골이 전반 33분 송민규의 머리에서 나왔지만 앞서 홍철, 조규성의 잇딴 슈팅이 골문을 위협했다. 한국은 이후에도 아이슬란드를 압도했으나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
여러 모로 아쉬운 최종 모의고사였다.
우선 상대가 약했다. 아이슬란드는 비록 유럽 팀이지만 FIFA 랭킹 62위다. 한국(28위)보다 한참 아래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본선 진출국 캐나다와 평가전에 나서는 일본과 비교해도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이날 아이슬란드 전력은 유망주 위주로 짜여진 사실상 2군이었다. 한 골을 넣고 승리한 것은 오히려 실망스러웠다.
한국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함께 H조에 속했다. 아이슬란드는 이 3개 국가 중 어느 쪽에서도 속하지 않은 축구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타르에 여장을 푼 뒤 별도의 실전 경기 없이 바로 조별리그에 돌입하는 한국에 과연 마지막 상대로 아이슬란드가 최선이었는가는 의문이다.
H조에 속한 한국은 우루과이(11월 24일), 가나(11월 28일), 포르투갈(12월 3일)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카타르 도착 후 별도의 실전없이 자체훈련만 소화한 뒤 곧바로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아이슬란드전이 벤투 감독이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월드컵 본선 수준의 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아한 상대였다.
관중석도 꽉 들어차지 않았다. 1만 5274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등 해외파들이 소집되지 못하면서 관중들의 기대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쌀쌀한 날씨에 경기장 위치가 관중들이 접근하기에 다소 멀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일부 팬들은 비싼 입장권까지 빈 좌석에 한몫을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조규성을 최전방에 두고 권창훈, 송민규를 2선에 배치했다. 백승호와 정우영을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홍철과 윤종규을 좌우 윙백에 세웠다. 수비는 권경원, 김영권, 박지수 3백으로 채웠고 골키퍼는 김승규를 선택했다.
이후 벤투 감독은 조유민, 손준호, 나상호, 김태환, 오현규, 김문환을 투입해 시험했다. 거의 보던 얼굴이 주를 이뤘다. 84분부터는 정우영이 부상으로 벤치에 앉으면서 10명이 싸우는 진기한 현상까지 보여줬다. 수적 열세였지만 아이슬란드에 밀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다음날인 12일 카타르월드컵에 함께할 최종명단 26인을 발표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별다른 깜짝 발탁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유가 있겠지만 이날도 골키퍼 3명(구성윤, 조현우, 송범근)은 쓰지 않았다. 고승범, 김진규, 박민규, 양현준, 엄원상, 이상민 등은 벤치만 지켰다. 이래저래 아쉬움을 남긴 모의고사였고 출정식이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