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도 자신의 경기에 가족을 초대하려면 티켓팅 전쟁에 참전해야 한다. 김연경 효과를 등에 업은 V리그 여자부의 어마어마한 인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연경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와의 원정경기서 16점(공격성공률 41.94%)을 올리며 팀의 셧아웃 완승을 견인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경기에 가족을 초대하기 위해 직접 예매 전쟁에 뛰어든 사실을 털어놨다. 김연경이 김연경 경기 표를 구하기 위해 예매 오픈과 함께 이른바 ‘쾅클’을 한 것이다. 이날 GS칼텍스전은 장충체육관의 3200석이 일찌감치 매진되며 시즌 첫 평일 매진을 기록했다.
예매는 다행히 성공이었다. 다만 과정은 힘겨웠다. 김연경은 “부모님을 초대하기 위해 티켓팅을 직접 했는데 정말 어려웠다. 1분 만에 매진됐다”라고 놀라워하며 “난 성공했지만 직접 예매해보니 경기장에 오신 분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티켓팅이 어렵다는 걸 몸소 느꼈다”라고 말했다.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의 배구여제 티켓파워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물론이고 원정경기까지 김연경이 뜨면 구름관중이 몰리기 일쑤다.
흥국생명은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25일 인천 페퍼저축은행전 4345명을 시작으로 29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는 예매 오픈 28분 만에 대전 충무체육관의 3034석이 모두 팔렸고, 11월 1일 수원 현대건설전은 평일임에도 3652명(총 좌석수 3779석)의 관중이 몰렸다. 그리고 지난 4일 인천 IBK기업은행전 역시 관중수가 4765명에 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흥국생명은 오는 13일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서 꿈의 5000 관중 달성을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13일 주말 첫 홈경기를 맞아 좌석 예매가 이미 5000석을 돌파했다. 5000명 이상의 관중이 입장한 건 2018-2019시즌 이후 처음이다.
프로스포츠 인기의 척도는 관중수다. 관중이 많은 건 그만큼 종목과 거기서 뛰는 선수들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는 의미다. 선수들은 종목을 불문하고 하나같이 많은 관중 앞에서 뛸 때 보이지 않는 힘이 나온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흥국생명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나희는 “관중이 너무 많아서 좋다. (김)연경 언니가 오면서 원정을 가도 홈구장 같은 느낌이 든다. 언니 팬이 워낙 많아서 항상 고맙다”라며 “원정임에도 홈 같이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편안하다.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사령탑 또한 김연경 효과가 반갑기만 하다.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은 “매진은 내가 시킨 게 아니고 김연경이 시킨 게 아닌가”라고 웃으며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그 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못 오셨는데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시니 선수들도 흥이 난다. 경기를 잘하면 더 많이 오시지 않을까”라고 팬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2위를 지킨 흥국생명은 오는 13일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서 3연승을 노린다. 김연경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한국도로공사전이라서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카타리나와 박정아를 잘 막아 1라운드를 잘 마치도록 하겠다”라고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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