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선수들의 빡빡한 일정에 대해 강한 어조로 불만을 쏟아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21일 막을 올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전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10일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은 "아이슬란드전은 월드컵 전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소집 중에 훈련한 것들을 토대로 해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하지만 내일 경기만 생각하면서 팀을 준비한 것은 아니다. 내일도 좋은 내용과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지만, 월드컵에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와 같이 좀 더 큰 것을 생각하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벤투호 주장 손흥민은 최근 월드컵 출전 의지를 밝혔다. 그는 왼쪽 눈 주위 네 군데가 골절돼 수술대에 올랐으나 9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월드컵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이에 대해 "손흥민은 항상 대표팀 출전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보여줬다. 그는 이미 과거에도 부상을 당했는데 출전하고자 한 적이 있어서, 크게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대한 선수가 회복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또 몇몇 변수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최대한 기다리면서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선발될 것이지만, 다른 요소를 매일 체크하고 분석하면서 일단 해야 할 것들을 하겠다.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분하게 답하던 벤투 감독은 선수단 몸 상태에 관한 마지막 질문을 받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긴 답변으로 작심 발언을 날렸다.
먼저 벤투 감독은 "김진수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물론 놀랍지는 않다. 그는 FA컵 결승 2차전에서 월드컵에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부상당한 채 뛰었다.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는 소집 후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고, 언제 훈련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내일 경기에도 나설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이어 "놀랍지는 않다. 김진수와 김문환은 특히 K리그 막판에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둘은 우승 가능성이 없음에도 마지막 경기에서 각각 90분, 60분을 소화했다. 또 경기를 영리하게 주최한 것 같다. 플레이오프와 FA컵 결승 모두 2차전으로 진행됐는데, 경기간 간격이 72시간 이하였다. 사실 선수들의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것은 돈과 스폰서가 아닌가 싶다"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끝으로 벤투 감독은 "내가 보기에는 한국에서 대표팀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지난 8월에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팀이나 선수나 올바른 방식으로 돕고자 하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