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월드컵을 앞둔 손준호(30, 산둥 타이산)가 대표팀 경쟁 구도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9일 오후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팅 센터)에서 11일 있을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한다.
대표팀은 지난달 28일부터 NFC에 입소해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번 소집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선수들은 제외됐다. 27명의 선수는 K리거 22명을 포함해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꾸려졌다.
앞서 10월 28일에는 김승규(알샤밥), 구성윤(무소속), 조현우, 김영권, 김태환, 엄원상(이상 울산), 정우영(알사드), 양현준(강원), 홍철(대구) 10명의 선수가 입소했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마친 5명이 2일 추가로 합류했다. 3일에는 FA컵 결승전을 마친 FC서울과 전북 현대 선수들이 나란히 합류했다.
여기에 지난 7일 오후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입소를 마쳤고 8일 오후에는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합류하며 27명 완전체가 됐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손준호는 "뉴스로도 접했는데 월드컵이 얼마 안 남았더라. 아직까지 명단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실감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점점 다가오는 것은 실감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손준호는 "SNS로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명단 발표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봤다. '저렇게 훌륭한 선수들도 월드컵 명단에 들면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12일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브라질 선수들처럼 따로 준비한 리액션은 없다며 가족들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리액션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명단에 들고 싶다. 선수로서 월드컵이라는 꿈을 꾸면서 축구했기 때문에 꼭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올해 가족들이랑 떨어져 지냈다. 가족들에게 큰 선물을 주고 싶다고"고 전했다.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뛰고 있는 손준호는 올해 많은 고난을 겪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 연기는 물론 오래도록 대표팀에도 발탁되지 못했다. 지난 7월에는 무릎 부상으로 동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되기도 했다.
다행히 손준호는 현재 몸 상태는 전혀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는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중국 리그에서도 일단 소속팀이 선두권에 다시 올라갈 수 있게끔 만들어 놓고 왔다. 경기에서도 풀 타임을 소화했다. 현재 몸 상태는 크게 문제없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어느덧 30줄에 접어든 베테랑이지만, 아직 월드컵 경험이 없다. 첫 월드컵을 앞둔 그는 "(이번 월드컵은)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다. 4년 뒤에는 나도 35살 정도가 돼 있다. 내 현재 폼으로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기회를 꼭 살려서 월드컵에 갈 수 있게끔 하겠다"라며 "내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3일밖에 없다. 훈련하면서 모든 것을 운동장에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손준호는 자신의 강점으로 활동량과 패스를 꼽았다. 그는 "내 장점은 활동량과 빌드업에서 전환 패스다. 대표팀 내 다른 미드필더보다 내가 낫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 있다. 그런 장점을 경기장에서 얼마나 많이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플레이들을 많이 해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맞는 선수가 되면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라면 계급장을 떼면 누구도 이길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준호는 같은 H조에 속한 우루과이의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와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를 가장 경계했다. 그는 "발베르데의 슈팅력이 굉장히 좋더라. 저번 소집 때 (이)강인이와도 얘기했는데 정말 좋은 선수고 많은 것을 가진 선수라고 들었다. 또 (손)흥민이 경기를 많이 보는데 벤탄쿠르는 활동량도 굉장히 많고 패스도 좋아 보였다"며 두 선수를 요주의 인물로 꼽았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