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상대팀 골망을 갈랐다. 팬들은 푸스카스상 자격이 있다고 환호했지만, 상을 받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왜 그럴까.
벤피카 B팀(2군)은 8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트로파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두 CD 트로펜스에서 트로펜스와 포르투갈 세군다리가(2부리그) 경기를 치러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벤피카 B팀 골키퍼 사무엘 소아레스가 골을 넣어 화제다.
득점 상황은 이러했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20분 소아레스는 박스 밖으로 공을 가지고 나왔다. 가까이 있는 동료에게 패스할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먼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트로펜스 골문을 보고 직접 슈팅을 날렸다. 공은 상당한 거리를 날아 그대로 트로펜스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소아레스 골키퍼와 동료들은 믿을 수 없단 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기뻐했다. 반면 상대팀 선수들은 다소 어이없어했다.
분위기를 탄 벤피카는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7분 루이스 세메두의 결승골로 한 골차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외신 ‘기브미스포츠’에 따르면 소아레스의 골을 본 일부 팬들은 “그가 푸스카스 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드문 루트의 득점이란 것.
푸스카스상은 해당 연도에 나온 골들 중 가장 멋진 득점을 뽑는 뜻깊은 상이다.
소아레스는 경기 후 “나는 상대편 골키퍼가 한 발 나와 있는 것을 봤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해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잘 됐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억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팬들이 바라는 것처럼 이번 소아레스의 골이 푸스카스상 후보에 오를 수 없다. 왜냐하면 상대 골키퍼 자책골로 공식 기록됐기 때문이다. 소아레스가 때린 슈팅은 트로펜스 골대 맞고 미구엘 산토스 골키퍼 손을 살짝 스친 뒤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소아레스에게 골 지분이 99%지만, 공식 득점자로 기록되지 않아 일찌감치 푸스카스상 가능성은 사라졌다.
‘기브미스포츠’는 “믿기지 않는 득점이 자책골로 기록됐다”며 “그래서 푸스카스상을 수상하지 못한다. 이 얼마나 잔인한가”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래도 항상 빛나는 순간으로 이날 경기가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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