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2주 연속 ‘낮은 탄도’의 이소미를 택했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2.11.06 16: 47

 이소미(23, SBI저축은행)가 제주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쯤 되면 이소미가 제주에서 강한 이유가 따로 있을 법하다.
이소미는 6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6,711야드)에서 막을 내린 ‘S-OIL 챔피언십 2022’(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회째를 맞은 ‘S-OIL 챔피언십’은 올림픽 콘셉트로 시상식을 치르고 있다.
이소미는 1, 2라운드 때까지만 해도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최종합계가 10언더파 278타인데, 라운드별 타수가 72-72-67-67타인 것을 보면 이소미가 얼마나 드라마틱한 경기를 펼쳤는지 알 수 있다.

6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제주CC 레이크·파인 코스(파72, 6711야드)에서 ‘S-OIL 챔피언십 2022’ (총상금 8억원) 파이널라운드 경기가 열렸다.2번홀 이소미가 세컨드샷을 하고 있다. 2022.11.06 /ksl0919@osen.co.kr

최종라운드만 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는 나희원(28, 하이원리조트)과 오지현(26, 대방건설)이었다. 나희원은 뒤늦은 생애 첫 우승을 노리고 있었고, 오지현은 12월 결혼을 앞두고 뜻깊은 결혼선물을 기대하고 있었다.
4라운드 전반 나인만 해도 오지현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전반에 2개의 버디를 올리며 주춤한 나희원을 제치고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오지현은 후반홀에 접어 들면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10번부터 15번홀까지 보기만 3개를 범했다. 파3 16번홀에서 버디를 잡기는 했지만 때가 늦어 있었다.
전반 9개홀을 보기 1개, 버디 1개로 소득없이 보내 나희원은 10번홀에 접어들면서 참았던 힘을 내기 시작했다. 15번홀까지 버디 3개를 낚아 올리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파4 17번홀이 나희원의 우승길 발목을 잡았다.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러프로 가더니 두 번째 샷은 벙커로 들어갔다. 보기로 막은 걸 칭찬해야 할 정도로 가시밭길이었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소미는 버디와 보기가 뒤섞이는 경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정타가 있었다. 파4 13번홀에서 홀컵 좌측을 보고 쏘아 올린 세컨 샷이 그릴을 한번 튀더니 그대로 홀컵으로 굴러갔다. 여세를 몰아 15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았고, 그 흐름을 유지하며 18번홀을 마무리했더니 공동 선두가 돼 있었다.
파5 18번홀에서의 연장전에선 1합에 승부가 갈렸다. 이소미가 세 번째 샷을 홀컵 40cm 거리에 붙였기 때문이다.
6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제주CC 레이크·파인 코스(파72, 6711야드)에서 ‘S-OIL 챔피언십 2022’ (총상금 8억원) 파이널라운드 경기가 열렸다.이날 경기는 이소미가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이소미가 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06 /ksl0919@osen.co.kr
이소미는 이날 우승으로 KLPGA 정규 투어 2주 연속 우승, 시즌 2승, 개인통산 5승 기록을 썼다. 5승 중 3승을 제주에서 올렸다. 제주의 바람을 이용할 줄 아는 비결이 있음이 분명하다.
이 질문에 이소미는 ‘낮은 탄도의 샷’을 지목했다. 이소미는 “원래 제 샷 스타일이 그렇기도 하지만 저는 공을 보통보다 좀더 오른쪽에 놓고 친다. 타격지점이 공의 뒤쪽이 아니라 공 자체를 때리려고 노력하다 보니 낮게 컨트롤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3, 4라운드에서 갑자기 버디가 많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퍼트에서 거리감을 맞추는데 역점을 뒀더니 3라운드부터 버디가 많이지기 시작했다. 이번 그린이 구르기가 약하면 끝에서 튀는 경향이 있더라. 그래서 2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롱퍼트의 거리감을 익히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S-OIL 챔피언십’의 시상대에는 연장에서 져 통한의 눈물을 흘린 나희원(-10)과 김희지(-9)가 나란히 올라 각각, 은-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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