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0-4 대패도 의미가 있었다. 적어도 카세미루(30, 맨유)의 도전정신을 불태우기에는 충분했다.
영국 '미러'는 5일(한국시간) "카세미루의 전화 한 통은 그의 캐릭터를 말해준다. 그는 맨유 이적을 앞두고 브렌트포드전 충격패를 지켜봤지만, 전혀 걱정하지도 이적을 망설이지도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올 시즌 초반 맨유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개막전부터 브라이튼에 무릎 꿇었다. 맨유가 홈에서 브라이튼에 패배한 것은 무려 113년 만의 일이었다.
2라운드 브렌트포드전은 더 충격적이었다. 맨유는 기본적인 빌드업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며 전반에만 4골을 내줬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심각한 경기력이었다.
텐 하흐 감독의 선택은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이었다. 그는 그제야 프렝키 더 용(FC 바르셀로나) 영입은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만 5번 우승한 카세미루를 점 찍었다. 결국 맨유는 7천만 유로(약 983억 원)의 이적료를 들여 그를 품에 안았다.
이 과정에서 브렌트포드전 참패가 오히려 약이 됐다. 맨유의 무기력한 모습이 카세미루의 심장을 뛰게 했기 때문.
미러에 따르면 카세미루는 마드리드의 자택에서 맨유의 브렌트포드전 0-4 패배를 지켜봤다. 자신이 이적할 팀의 충격패를 보며 의심에 빠질 법도 하지만, 그는 존 머터프 맨유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매체는 "카세미루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그 덕분에 맨유는 붉은 유니폼을 입는 일이 카세미루의 맥박을 뛰게 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맨유는 지난여름 영입하려 한 선수들이 승리보다는 돈을 더 좇는다고 느껴 많은 계약에서 손을 뗐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세미루는 빠르게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며 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첼시전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한 바 있는 그는 맨유 10월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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