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냉혹한 거부'에 눈물... "친구들과 함께 축구, 그 뿐입니다" [단독]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2.11.06 05: 41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싶어합니다. 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축구 유망주 A군은 최근 청천변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친구들과 더이상 함께 축구를 펼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대한축구협회의 '유급등록거부' 때문이다. A 군은 축구를 시작하기 이전인 초등학교 3학년 때 가정 형편으로 인해 잠시 사이판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후 우리나라에 돌아온 A 군은 출석일수 부족으로 인해 유급을 당했다. 이로 인해 A 군은 다른 학생들보다 1살 많은 상태로 초등학교를 다녀야 했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A 군의 나이를 문제 삼아 초등학교 6학년 선수로의 유급등록을 거부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유급등록을 거부하는 이상 A 군은 중학교 3학년 때 중학생 대회에 나갈 수 없고 고등학교 3학년 때 고등학생 대회에 나갈 수 없다. 
A 군의 부모는 A 군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고등학생 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면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팀도 찾지 못할 것이고 대학 진학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사정을 호소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완고했다. 재판에 나섰지만 법원도 결국 대한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A 군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나이에 따라 K리그 구단에서 뛰면 된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미 판례에 따르면 유급 선수의 손을 들어준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보다 더 간절하고 분명하게 설명했지만 법의 판단도 냉혹했다. 
A군의 부모는 답답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부모님 B 씨는 "정말 안타깝다. 축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A가 정말 성실하게 임했다"면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서 혼자 생활하며 축구를 하고 있다. A의 가장 큰 소원은 지금 축구부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원대한 목표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싶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B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A 군이 활동하고 있는 축구부의 인원이 줄고 있다. 유급등록도 강력하게 원했던 이유는 A 군이 친구들과 상급학교로 진학하겠다는 의지였다. 특히 B 씨의 마음은 더 아프다. B 씨 본인도 축구 선수 활동을 하다 팀의 사정이 어려워 지면서 타의에 의해 그만뒀기 때문이다. 
B 씨는 "원래 저도 축구 선수였다. 여자축구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A에게 축구를 권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축구에 흥미를 느끼면서 열의가 커졌다"면서 "지방에서 축구를 하다 더 좋은 곳에서 배우기를 원해 서울로 향했다. 다행이 좋은 지도자 분들을 만났고 친구들과도 똘똘 뭉쳤다. 실력이 늘었고 서울 지역 대표로 선발됐다. 그런데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현재 상황에 대해 제대로 말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냉혹한' 유급등록 거부 KFA, 눈물 흘리는 유망주' 기사가 나가면서 많은 분들께서 A 군 가족에게 많은 조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친구들과 축구를 이어가는 것이다. 
B 씨는 "다른 욕심은 없다. A가 하고 싶은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아직도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고 있다. 지금도 주말이 끝난 뒤 서울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앞선다. 그저 아들이 아닌 축구 후배라는 생각을 하더라도 정말 안타깝다. 새로운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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