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점은 젊은 나이의 패기와 빌드업."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1일 열리는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대비하기 위해서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 소집됐다.
이번 소집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손흥민과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은 제외됐다. 27명의 선수들은 K리거 22명을 포함해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꾸려졌다.
K리그 일정을 마친 김승규(알샤밥), 구성윤(무소속), 조현우, 김영권, 김태환, 엄원상(이상 울산), 정우영(알사드), 양현준(강원), 홍철(대구) 10명의 선수가 지난달 28일 파주에 먼저 소집됐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마친 5명이 2일 추가로 합류했다.
3일에는 FA컵 결승전을 마친 FC 서울과 전북 현대의 선수들이 나란히 합류했다. 올 시즌 서울의 우측 수비를 책임진 윤종규도 빠지지 않았다.
윤종규는 이번 시즌 리그 32경기를 소화하며 안익수 감독에게 중용받은 데 이어 지난 여름부터는 벤투 감독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우측 풀백 자리를 두고 윤종규와 김태환, 김문환 세 명을 경쟁시키고 있다.
윤종규는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고, 낮은 크로스로 황희찬의 선제골을 돕기도 했다.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운 호흡을 보이기도 했으나 카타르행 가능성을 열어둔 경기였다.
5일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윤종규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FA컵 결승을 치르며 누구보다 긴 시즌을 보낸 그는 "FA컵을 우승하고 들어왔으면 좀 더 홀가분 마음으로 들어왔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아무래도 대표팀 자리이다 보니까 항상 설레고 긴장도 된다. 되게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들어왔다"고 발탁 소감을 밝혔다.
윤종규의 경쟁자인 김태환과 김문환은 각각 K리그1 우승 트로피와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친 윤종규로서는 부러운 마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엄청 부러웠다. 태환이 형이나 진수 형, 문환이 형 같은 풀백 형들이 그렇게 우승컵을 들고 들어왔는데 너무 부럽다. '서울 선수들도 그렇게 우승컵을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윤종규는 소속팀 서울에서도 안익수 감독표 빌드업 축구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만큼, 자신의 강점으로 젊은 패기와 빌드업을 꼽았다. 그는 "(내 장점은) 젊은 나이의 패기다. 또 소속팀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빌드업이 아닐까 싶다. 서울에서도 항상 빌드업을 주로 맡았기 때문에 벤투 감독님 전술에도 잘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보완해야 할 점으로는 김태환이 지닌 끈질긴 수비력을 꼽았다. 그는 "상대 공격수를 힘들게 하는 태환이 형의 모습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풀백들이 배워야 되는 부분이다. 태환이 형은 정말 끈적끈적한 수비를 보여주는데 K리그에서 그런 수비를 펼치는 선수가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배워야 될 부분 중 하나"라고 감탄했다.
끝으로 윤종규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2일 마르세유전 도중 안면 골절상을 입은 손흥민은 현지 시각으로 4일 수술대에 올랐고, 현지 소식에 따르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는 수줍은 표정으로 "수술이 잘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빨리 잘 회복해서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시면 좋겠다. 흥민이 형은 당연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라고 마음을 전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