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미스터리 외인, 도로공사라서 괜찮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1.04 04: 00

“본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모르겠다.”
김종민(48)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V리그에서 10시즌째 사령탑으로 보내고 있다. 남자부 대한항공을 거쳐 2016~2017시즌부터 여자부 도로공사에서 7번째 시즌을 맞이한 베테랑 감독. 잔뼈 굵은 김 감독도 새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 요비치(23)가 어떤 선수인지 아직 가늠이 안 된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도로공사에 지명된 카라리나는 지난 시즌까지 활약한 켈시 페인에 비해 기복이 심한 모습으로 김 감독을 갸우뚱하게 한다. V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2일 현대건설전에서 16점 공격 성공률 36.36%로 무난하게 시작한 카타리나는 27일 GS칼텍스전에서 27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46.15%로 맹활약했다.

한국도로공사 카타리니. /OSEN DB

그런데 30일 IBK기업은행전은 13점 공격 성공률 30.56%로 부진했다. 3일 KGC인삼공사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카타리나가 (IBK기업은행전에서) 조금 이상했다. 경기 전 묵념할 때 갑자기 아빠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 아직 어린 선수다 보니 그런 분위기에 조금 다운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카타리나는 지난 9월 부친상의 아픔을 겪었다. 프로 생활이 짧은 어린 선수라 분위기에 휩쓸리는 면이 있다. 
이날 인삼공사전도 1세트에는 공격 효율 13.33%로 주춤했다. 김 감독은 카타리나와 박정아의 위치를 바꿨고, 2세트부터 공격 효율이 상승했다. 1세트를 내준 도로공사는 2세트부터 내리 3세트를 따내 3-1로 역전승했다. 카타리나는 박정아와 함께 팀 최다 18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36.11%. 
김 감독은 “1세트를 보니 카타리나가 상대 높이에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자리를 바꿔줬다”며 “본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모르겠다. 볼을 틀어서 때리거나 터치 아웃시키는 것을 보면 분명 능력은 있는 선수인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기복이 굉장히 크지만 자신감이 생기면 좋아질 수 있다. 오늘도 표정에서 자신감이 부족해 보여 ‘소리 지르고 파이팅 내면서 하라’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카타리나, 배유나. /OSEN DB
다른 팀이었다면 카타리나의 부진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도로공사에선 적응기로 조용히 묻어갈 수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박정아, ‘배구 천재’ 배유나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옆에서 카타리나를 도와주고 있다. 최고령 미들 블로커 정대영, 리베로 임명옥까지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이 탄탄한 팀이라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배유나는 “카타리나가 공격적인 부분에서 힘들어할 때 조금이나마 나눠서 때리려 한다.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카타리나가 파워나 기교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리기 좋은 볼이 올라갈 수 있게 세팅을 해줘야 한다. 이단 공격이나 안 좋은 볼은 우리가 처리할 테니 카타리나가 좋은 볼을 때릴 수 있게 세터에게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리나와 도로공사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OSEN DB
공격 부담이 늘어난 박정아도 “기복 없이 꾸준하게 잘해야 한다. 세터와 호흡이 중요한데 연습밖에 없다”며 “배구할 때나 생활할 때 카타리나가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주려 한다. 혼자 외국인이고, 언어가 안 통하다 보니 (외로울 수 있으니) 장난도 치고, 얘기도 많이 건다. 할 수 있는 영어를 최대한 조금씩 하고 있다”면서 카타리나의 적응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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